3-12. 두루누리 사업 수행상의 성패

정책수행 단계에서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가?

by Whoswho

< 두루누리 사업의 성패 영향 요인 >


□ 3분면 : 상향적 성공요소 : 재정자원, 여론의지지, 관계 안정성


① 자원투입 : 충분한 예산↑, 대상자 규모대비 인적자원↓


사업규모에 비해 투입되는 재정자본과 인적자원이 적으면 혁신적인 극복방안이나 주목을 끄는 사건 발생과 같은 외부 동력이 없을 경우 자체적으로 정책성과를 내기 어렵다.


2020년 현재에도 전체 취업자 2,656만명 중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고용보험제도 밖에 있는 상황이다. 현재 고용보험 가입이 누락된 △ 소규모 사업장의 임시·일용 노동자 △ 경력단절여성·청년 미취업자 등 구직자 △ 특고·프리랜서 등 새로운 고용형태의 노동자들은 고용보험의 사각지대로 지목되어왔다.


본 사업은 2011년 670억원 규모로 시범사업 예산이 편성되었으나, 전국적 실시 시기가 2012년 10월에서 7월로 앞당겨지면서, 예산도 2,650억원으로 4배 가량 증액되었다. 이후 두루누리 사업 예산은 매해 고용노동부 예산의 ¼수준을 유지하며, 1조1천5백억원로 순증된 상태다.


고용노동부의 단일 예산사업 중에서 가장 많은 예산이 이 사업에 투입되고 있다. 그러나 1조 단위의 본 사업의 지원조직은 약 53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집행기관의 자원은 대상집단의 순응확보 및 정보 수집과 홍보에 충분해야 한다. 대상자 규모가 전국민의 5분의 1인 수준에서 예산은 부족은 없으나, 인적자원은 부족한 편이다.


② 여론의 지지 : 소득 불평등 크다 인식, 재분배에 대한 정부개입에 긍정적


국민들은 2003년도 한국종합사회조사(KGSS)에서 정부가 소득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77.8%로서 사회주의권 국가들과 유사한 높은 수치를 보여주었다. (미국은 32.6%만이 정부가 소득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데 동의해 두드러지게 낮은 수치를 보여주었으며, 캐나다 서독 일본 등도 낮은 수치를 44%, 47.2%, 47.4% 보였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소득 불균형이 심하다고 생각하고, 재분배에 대한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 매우 긍정적인 편이다.


③ 정책 네트워크의 안정성 : 높음


정책결정 단계에서부터 명확한 목표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합의가 존재하며, 이러한 합의가 정책집행 과정 동안 유지되어야 한다.


본 사업의 시행 이전 이후에도 우리나라의 노동자 복지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이익집단의 수는 국회의 법사위, 기업가 집단과 노동조합(한국노총, 민주노총)으로 극히 한정되어 있다. 이런 견고하고 안정적인 정책 네트워크 하에 일방이 결정적인 변동을 가하지 않도록 상황 통제가 가능했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재난사태와 실업율 증가, 기존에 노조에 포섭되지 않은 새로운 노동자 유형 등이 나타나며 참여자가 늘고 있다. 종전의 정책 커뮤니티에 국민의 여론을 위주로 하는 이슈 네트워크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 4분면 : 상향적 실패요소 : 집행체계, 관료행태, 집행역량


① 단일 집행체계 : 다수기관과 집행결손


본 사업의 시행주체는 고용노동부·보건복지부, 근로복지공단·국민연금공단이다. 지원절차는 사업주의 신청이 있고 전월 보험료를 완납한 경우 다음 달 보험료에서 차감하고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원대상 선정, 지원내역 및 보험료 고지내역 확정·보고 등 세부업무는 근로복지공단·국민연금공단이 각각 수행하고 있다. 각 기관에서 보험료 산정내역을 통보받은 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보험료 고지, 수납 및 기금보고를 담당하고 있다. 한편 고용노동부에서는 예산배정 및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다수의 비경쟁적인 제공자들이 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그 여러 기관들 사이에 합의와 협력이 있어야 하는데, 여기서 ‘거래비용’ 문제가 야기될 수 있고, 사업 성공 가능성의 저하로 나타날 수 있다. 프레스먼과 윌다브스키(Pressman&Wildavsky, 1979)은 이를 ‘집행결손(implementation defict)’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성공을 위해서 다른 기관에 의존할 필요가 없는 단일 집행기관이 존재하는 것이 좋다. 사실 4대 보험의 징수체계를 소득·재산·탈세정보와 능력이 과세 및 징수에 최적화된 국세청으로 일원화하는 방안은 과거 논의된 바있으나 관련 기관과 노조의 반발로 관철되지는 못했다.


② 일선 관료의 관성(Routine) : 쉬운 방법 선택과 적극성 부족


본 사업은 정책목표와 정책수단과 방침이 명확하고 신축성이 적어, 일선 관료의 지식과 문제해결능력, 재량권에 대한 필요성이 상향식 정책보다는 적었을 것이다. 8년 동안 정책내용에 큰 변동이 없었던 점도 표준운영절차(S.O.P: Standard Operating Procedures)가 수립되어 일선에서의 혁신적 수행 여지는 줄어들었을 것이다. 행태적으로도 일선 관료들은 규칙에 획일적으로 의존함으로써 비판을 회피하는 것을 주어질지 모르는 높은 보상보다 중요시한다.


해마다 수혜 대상자를 늘려왔지만, 신규 가입자가 확대되는 효과가 미미했던 것도 문제로 꼽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9월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두루누리 보조금 덕분에 사회보험에 가입한 근로자 비중은 2013년 6월 기준으로 1.5%에 그쳤다.


김도형 KDI 연구위원은 '두루누리 사회보험 지원사업의 성과평가와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 사업으로 보조금 혜택을 받는 사람 중 실제 보험가입자 증가는 1000명 중 15명 정도에 그친다"고 밝혔다. 정부가1,000명의 근로자와 그 사용자에게 사회보험료를 지원할 때 사회보험 가입자는 15명 증가했다는 의미다. 김 연구위원은 "사업 예산의 대부분은 사회보험 사각지대 축소라는 사업목표에 기여하지 못하고, 저임금 근로자와 소규모 사업장 사용자에 대한 소득이전에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연구 결과도 있다. 이병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두루누리 사회보험료 지원사업의 현황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고용보험의 경우 이 사업의 실질적 성과를 나타내는 신규가입자 2012년부터 2014년말까지 전체 수혜자 158만2000명 가운데 29만명(18.3%)에 그쳤다. 48만8000명(30.8%)은 가입과 미가입을 되풀이한 이들이다. 이미 가입돼 보험료 절반을 내고 있는 상태에서 지원 대상에 포함돼 지원받은 이들이 전체의 절반인(50.8%) 80만4000명에 이르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2014년 3년간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8,328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도 지원을 받은 노동자의 고용보험 가입률은 비해당자보다 0.8%포인트 더 증가하는데 그쳤다.


사업주와 노동자가 두루누리 지원사업을 신청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제도 자체의 존재를 모르기 때문’을 들고 있다. 전문가들이 본 사업의 첫 번째 약점으로 ‘홍보’문제를 꼽을 만큼 신규지원 대상을 발굴하거나 자발적인 신청을 유도하는 시도는 부족했다 할 수 있다.


비교집단과의 별 차이가 없는 것 외에도, 수혜자의 구성비율도 문제가 되었다. 기존 가입자에 대한 지원을 받는 사업장이 약 90%에 이르며, 2013년 이후 이 비율은 계속 증가해 왔다. 반면 신규가입자에 대한 지원을 받는 사업장은 그 절대 수나 상대적 비중이 모두 2013년 이후 감소하였다.


총 예산의 87.9%가 기존 가입자에게 지급되어, 실제로 사회보험 가입 유인에 미친 영향에 대한 논란이 있다. 이런 비율은 일선 관료가 기존 가입정보를 보유하고 있어 접근과 설득이 쉬운 기존 사업장에 우선적으로 배분한 것으로도 추론할 수 있다.


③ 성과평가 : 핵심성과지표 과몰입


본 사업의 핵심성과지표(KPI: Key Performance Indicator)는 ‘저소득 노동자 가입자수’이고, 매해 목표인원은 ‘전년대비 ○% 증가율’로 설정되었을 것이다.


< 두루누리 사회보험 지원사업 예산집행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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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표를 보면, 처음 시행된 2012년에는 예산액의 약 72%가 집행되었으나, 2015년 100%를 넘기 시작해 예비비를 추경하였다.


추경이 이루어진 이듬해인 2016년 ‘사중손실’이 너무 크다는 의견이 국회입법예산처의 보고서와 보수파 의원에게서 제기되었다. 사중손실이 크다는 것은 보조금이 없었어도 채용 또는 사회보험에 가입 할 회사에 보조금을 주는 경우, 정책의 결과가 시행하지 않았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2016년부터 예산과 목표 인원이 축소되었다.


2018년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면서 다시 약 1.5배씩 급증하는 중이다. 그 이유는 2018년 최저임금 인상(6,470원→7,530원, 16.4%인상)에 따라 자영업자를 비롯한 영세 사업자의 부담 완화를 위해 지원 규모를 대폭 확대하였기 때문이다.


지원자수와 지원율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지만, 분모인 목표 인원은 낮추어지고, 분자인 지원자 수는 증가하여 목표를 100%이상 달성하게 된 것으로 왜곡되어 나타난다.


집행과정의 어려움이나 사각지대 축소로 인한 합리적인 목표치 조정일 수도 있으나, 밖으로 보여지는 실적(KPI)의 압박에 따른 눈가림용 조정일 수도 있다. 집행기관이 핵심성과지표만을 달성하는 데 치중한 나머지 정책의 취지를 잊고 특정수치 달성에 과몰입할 수 있다는 점도 상향식 실패요인이다.


2019년 박형수 前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통계청장이 발표한 ‘소득 재분배 정책효과의 비교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재분배 효과는 대부분의 OECD 국가는 물론이고 다수의 개발도상국보다도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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