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리 님 인터뷰
개발자에게만 기술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기획자, 마케터 같은 직군에게는 ‘문과 출신’만이 가질 수 있는 기술이 있어요.
삼성전자, 애플, SK텔레콤, 쿠팡을 거쳐 최근 토스에서 Business Strategy Lead로 활약하신 김유리 님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일잘러가 되는 법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직군, 산업, 조직을 가리지 않고 어디서나 살아남는 인재가 되는 법,
헤이조이스 온라인 컨퍼런스 <‘문과 출신’ 생존 치트키>에서 알아보세요!
먼저 인터뷰로 김유리 님을 만나 볼까요?
안녕하세요, 20년차 일잘러 김유리입니다.
저는 삼성전자에서 커리어를 시작해서, 애플, SK텔레콤, 쿠팡, 토스를 거쳐 왔습니다. 지금은 재충전을 위해 저만의 시간을 갖는 중입니다.
사실 저는 공대를 나와서 테크 기업에서 일하기가 많이 어렵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테크 기업에서 일하는 문과 출신 PO(Product Owner)나 마케터 분들 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는 종종 봤어요. 특히 개발자들과 일할 때 많이들 어려워하시더라고요.
개발자들의 언어와, 개발자가 아닌 사람들의 언어는 달라요. 개발자들은 0 아니면 1이죠. 그러다 보니 개발자들의 입장에서는 기획자나 마케터가 하는 말이 모호하게 들릴 수 있어요. 그런데 테크 기업에서는 개발자와 협업을 해야 하니까, ‘개발자와 비개발자의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잘 이루어지는가’가 제품의 흥망성쇠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저는 PO로서 개발자의 언어와 PO인 나의 언어의 간극을 메우는 것이 일을 잘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기획한 대로, 개발자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전달해서 제품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겠구나 하고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개발자의 공감을 얻는 것은 정말 중요해요. 그게 ‘문과 출신’에게 요구되는 능력인 것 같기도 하고요.
예를 들면, 제가 삼성전자에 있을 때 개발팀을 설득할 일이 있었어요. 신기술이 탑재된 휴대폰을 만들어야 하는데, 굉장히 니치(Niche)한 시장이어서 어떤 개발팀도 그걸 개발하고 싶어 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개발팀 상무님을 만나러 가서, 시장이 어떤지, 그 시장에서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에 대해 브리핑을 했어요. 그러니까 설득이 되더라고요. 이때 제가 깨달은 교훈은, ‘특정 고객에게 우리 제품이 소구될 수 있다’라는 것을 명확히 보여줄 수만 있다면 개발팀도 기획자의 의도를 파악해서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을 준다는 거였어요.
기획자나 마케터는 ‘시장에서 이런 게 먹힐 것이다’라는 감(Gut Feeling)도 있고, 유저 임팩트에 관해서도 예측할 수 있는데 개발자들은 그렇지 않아요. ‘내가 이걸 개발하면 무엇에 어떤 기여를 하는 거지?’에 관한 의문이 계속 남아 있는 거죠. 그래서 아주 쉽고 명확하게 설명하고 또 설명해서 개발자의 공감을 얻어야 해요. 개발자의 공감을 샀을 때와 사지 않았을 때 제품의 퀄리티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 부분의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개발자들, 기획자들, 마케터든, 목표는 같잖아요.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많은 사람들이 사랑해 주는 거요. 그런 제품을 만들려면 개발과 기획 간의 니즈의 갭을 좁혀야 해요. 개발자들은 보통 제품에 하이테크 기술을 접목시키고 싶어 하는데, 그게 굳이 제품에 필요가 없을 수도 있거든요. 내가 기획자라면 이때 개발자를 설득해서 가장 빠르게 사용자 니즈를 확인할 수 있는 형태로 요건을 정리해 줘야겠지요. 하이테크가 필요한 때는 PMF(Product Market Fit)을 찾았을 때, 그래서 스케일업을 위한 안정적이고 구조화된 시스템이 필요할 때예요. 이때 개발자에게 “일단 제품의 PMF를 찾고 스케일업을 할 때 그 기술을 이용해서 더 단단한 제품을 만들어 봅시다!”라고 약속하는 게 중요합니다. 아무도 쓰지 않을 제품에 하이테크 기술이 들어가 있으면 쓸모가 없으니까요.
IT 기업 입사를 목표로,
혹은 개발자들과 일할 때에 대비해 코딩을 공부하는 것은
불필요한 일인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에는 C언어 개발자였는데, 지금은 아무도 그 언어를 쓰지 않거든요. 그래서 IT 기업 입사를 목표로, 혹은 개발자들과 일할 때에 대비해 코딩을 공부하는 것은 불필요한 일인 것 같아요.
기획이나 마케팅 같은 직군에 있는 분들은 그 기술 자체를 이해하는 것보다는, 그 기술을 어디에 어떻게 이용할지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서, 어떤 사회적인 문제를 풀 수 있는가?’가 훨씬 중요한 거죠. 개발자의 핵심 역량은 개발이니까 기술에 초점을 맞춰요. 그렇다면 개발자가 아닌 우리는 시장의 문제를 정의하고, 개발자의 기술을 이용해 어떤 솔루션을 시장에 낼지를 고민해야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문제 정의에 시간을 더 할애하세요. 기술 이해는, 1~2주 정도 머리 싸매고 공부하면 누구든지 어느 정도 할 수 있거든요. 이걸 빨리 흡수한 다음에, 이 기술을 활용해 해결할 수 있는 어떤 문제가 시장에 있는지를 정의하는 데 시간을 투입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개발이 내 업도 아닌데 세상의 모든 기술을 다 배우면서 내 일까지 잘할 수 없어요. 기획자나 마케터는 시장에 널릴 알릴 수 있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게 꿈이잖아요. 또 저는 개발자에게만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시장의 문제를 고객의 언어로 치환해서 개발자에게 전달하고, 그걸 이해한 개발자가 기술로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게 하는 것, 그래서 사랑받는 제품이 나오게 하는 것’, 이게 기획자나 마케터 같은 ‘문과 출신’ 직군의 기술이죠. 개발자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시장의 문제를 해석해 주는 트랜슬레이터(translator), 그게 바로 우리가 할 역할이 아닐까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의 일잘러가 되고 싶다면,
‘좋은 제품에 대한 나만의 철학’이 반드시 있어야 해요.
이걸 어떻게 길러야 할까요? 나의 감(gut feeling)과 직관(intuition)을 시장에 직접 테스트해 보면 돼요. 그래야 시장 반응을 보고 ‘아, 이게 잘됐네? 잘못됐네?’ 하고 수많은 실험과 피봇(pivot)을 하고, 그게 결국 성공으로 이어져서 나만의 제품 철학이 단단해져 가는 거거든요.
어떤 제품이 시장에 통하는지 가장 잘 알았던 사람, 그러면 흔히 스티브 잡스를 떠올리는데 우리가 스티브 잡스가 될 수는 없잖아요. 하지만 내 감을 실험해 볼 수 있는 제품을 가볍게 만들어서 린(lean)하게 시장에 계속 내 볼 수는 있어요. 그렇게 수많은 실험, 유효한 실패, 작은 성공들이 모여서 큰 성공을 경험하게 되는 거죠. 그 성공이 축적되면 내 제품 철학이 계속 단단해지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제 강연을 들으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헛발질은 안 할 수 있도록 해 드릴 수 있습니다.
이제 근면성실해서 성공하기는 힘든 세상이에요. 왜냐면 우리는 제한된 시간과 리소스를 가지고 어떻게든 우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성공시켜야 하잖아요. 그러려면 헛발질을 줄여야 돼요. 헛발질을 줄이고 싶은 분들은 꼭 제 강연을 들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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