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얼트립 CRM 마케터 김이서 님
같은 곳에서 여러 번 구매한 경험, 다들 있으시죠?
재구매를 유도하고 충성 고객을 만드는 CRM 마케터.
어떤 데이터를 보고 분석하기에 우리의 취향을 저격하는 걸까요?
여행 스타트업 마이리얼트립에서 고객의 구매 여정을 설계하고
항공권과 숙박, 투어까지 '연쇄구매'를 일으키는 김이서 님.
온라인 컨퍼런스 <실전! 스타트업 그로스해킹>에서 그의 노하우를 알아보세요!
먼저 컨퍼런스 연사인 이서 님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Q. 안녕하세요, 이서 님! 헤이조이스 멤버들에게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에서 CRM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김이서입니다.
Q. 현재 마이리얼트립 그로스팀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일단 콘텐츠 마케터와 영상 마케터가 있어요. 퍼포먼스 마케터 영역은 디스플레이 광고 마케터, 서치 애드(Search AD)광고 마케터, CRM 마케터로 나누어져 있고요. 각자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기는 하지만 의사결정 과정에서 긴밀히 협업하는 관계에요.
Q. 그 속에서 이서 님의 역할은 정확히 무엇인가요?
CRM 마케터로서 우리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들의 전반적 여정을 설계해요. 그리고 고객 각각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마케팅 메시지를 전달한 후 성과를 측정하죠.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라 해도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행동하는지는 천차만별이거든요. 만약 A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이 무엇 때문에 A를 원하게 되었는지 파악하고 이들을 위한 마케팅 구조를 설계해요. 같은 작업을 B, C 그룹에도 반복하고요.
Q. 그룹별로 마케팅 구조를 다르게 가져간다고 하셨는데, 세분화된 시나리오를 모두 컨트롤하는 게 가능한가요?
안 되죠. (웃음) 그래서 ‘우리가 정말 중요하게 바라봐야 하는 핵심 고객은 누구인가?’ 하는 질문을 던져야 해요. 어떤 고객 그룹이 비즈니스적으로 수익을 많이 가져다주는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하는 거죠. 핵심 고객층이 어떤 상품을 주로 선택했는지, 어떤 기기를 통해 서비스에 접속했는지 등을 관찰하고 그들의 ‘DNA’를 정의해요. B, C 그룹도 핵심 그룹의 퍼널에 들어올 수 있도록 관리하고요. 리소스가 넘쳐나는 경우가 아니라면 고객 그룹 중에서 우선순위를 가려낼 수 있어야 해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CRM 액션이 있다면요?
아시다시피 마이리얼트립은 여행 플랫폼이에요. 여행에 필요한 항공권과 숙박, 렌터카, 투어 티켓 등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죠. 유저가 하나만 사고 이탈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카테고리를 전부 구입해야 회사의 비즈니스적 성장이 가능해요. 그 시작점이 항공권이라고 내부적으로 판단했고요.
우리가 여행을 준비한다고 생각해 볼까요? 가장 먼저 검색하는 게 항공권이잖아요. 그 후에 숙소를 예약하고 맛집을 알아보죠. 이런 흐름을 파악한 후 크로스셀링(Cross Selling)이 가능하도록 여러 실험을 통해 실제로 통합 구매 비율을 끌어올렸던 일이 기억에 남아요.
Q. 구체적으로 어떤 실험들을 진행했나요?
한 고객이 방금 막 항공권을 구매했다면 어느 정도 기간을 두고 숙소 예약 유도 메시지를 보내야 할까? 여행을 3일 앞둔 고객이 있다면 상품을 권유하는 게 맞을까, 콘텐츠를 권유하는 게 맞을까? 랜딩 페이지가 어떻게 구성되어야 고객들이 한 번이라도 더 앱을 접속할까? 등등 끝도 없어요.
그 과정에서 메시지 오픈율, 구매전환율도 많이 봤고 메시지를 발송하는 모수도 끊임없이 체크했죠. 하나의 CRM 메시지도 이미지를 바꿔보고 쿠폰의 비율을 조절하고 텍스트도 바꿔보는 등 최적화를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해요.
Q. 시도만큼이나 많은 실패를 경험하셨을 것 같아요. 실패가 두렵거나 힘들지는 않나요?
오히려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 게 중요해요. 처음부터 성공 방식을 찾고 그대로만 진행할 수 있다면 너무 좋겠죠. 하지만 그로스해킹은 고객, 비즈니스 등 변동 가능성이 높은 요소들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요. 둥둥 떠다닌다고 할까요. 안주해 있는 법이 없어요. 그래서 실패는 필연적인 것이고, 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를 확실히 흡수해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Q. 그래서 기록을 하시는 거죠. 이서 님 브런치 구독자가 2300명이 넘더라고요.
맞아요. 잠깐 멈춰 서서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계속 앞만 보고 달리게 되잖아요. 그럼 한 템포 쉴 때 남는 게 없더라고요. 저는 잘한 점 보다 못한 점을 정리하는 경우가 더 많아요. 뼈아픈 실수를 정리하며 성장도 하고, 똑같은 실수를 또 반복하지 않도록 마음도 다잡죠.
그 외에도 회고와 기록은 누가 보더라도 ‘김이서라는 사람은 직장인으로서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는 사람'이라는 증거가 되어 줘요. 강연이나 강의 제안 등 다양한 기회로 연결되기도 하고요.
Q. 그로스해킹이라는 단어를 많이들 쓰잖아요. 하지만 막상 정의하라고 하면 막막한 경우가 많아요.
저도 마이리얼트립에 합류한 후 그로스해킹이 무엇인지 처음으로 깊게 고민하게 되었어요. 제가 생각하는 그로스해킹은 ‘회사의 성장을 위해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험을 반복하는 것’이에요. 데이터 속에서 고객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찾는 과정, 끊임없이 가설을 세우고 A/B 테스트를 하는 과정 등을 모두 포함하죠. 이번 캠페인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다음 캠페인에 적용하는 일도 마찬가지고요.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제가 마케팅을 할 때에는 의사결정을 감에 의존하는 일이 많았어요. 또 시니어의 의견이 판단 순위에서 우선시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그런데 그로스해킹은 고객이 답을 주고, 고객의 답에 따라 다음 액션이 결정돼요. 그래서 수평적 환경에서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스타트업 조직문화에 더 적합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Q. 그로스해킹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회사를 성장시킨다'라는 이미지가 있어요.
그 말씀은 반만 맞는데요. (웃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는 하지만 ‘떠오르는 모든 걸 다 해본다’는 아니에요. 스타트업은 시간이나 예산 규모 등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적은 리소스로 큰 임팩트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해요. 그 바탕에는 데이터가 있고요. 데이터를 기반으로 빠르게 실험해 보고 옳다고 판단하면 달리는 거예요. 데이터에 근거하지 않으면 결과가 나왔을 때 왜 실패했는지, 왜 성공했는지를 판단하기 어렵겠죠.
더불어 팀 내에서 공유되는 핵심지표를 가지고 의사결정하는 것도 중요해요. ‘목표 달성'에 대해 모두 다른 그림을 가지고 있다면 다음 액션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거든요.
Q. 스타트업 CRM 마케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많은 분들이 CRM 마케팅을 리텐션에만 집중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하시는 거 같아요. 하지만 저는 CRM 마케터가 고객과 친해지는 과정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서비스의 매력을 전달하는 포지션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리텐션이라는 하나의 지표 안에 매몰되지 말고, 고객 분석을 통해 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복합적으로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유저의 인지와 고려, 구매, 재구매까지 모든 퍼널을 관통할 수 있는 CRM 마케터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Q. 이서 님의 이번 강연을 통해 무엇을 얻어갈 수 있을까요?
개념보다는 실무 노하우를 중심으로 이야기하려 해요. 마이리얼트립에서 제가 실제로 진행해온 실험을 바탕으로, 데이터에서 실마리를 찾는 법부터 가설을 검증하고 결과를 측정하는 방법까지 상세히 전달하고 싶어요. 10월 콘조이스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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