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상품개발 담당 박현숙 님 인터뷰
스타벅스 매장 분위기로 계절을 느끼고,
이사하는 집이 '스세권'이 아니면 괜히 아쉽기도 합니다.
많은 프랜차이즈 카페들 중에서 왜 '스타벅스'만 그럴까요?
프랜차이즈 카페를 특별하게 만드는 콘텐츠, 그 비밀을
스타벅스 최초의 여성 임원이자 상품 개발을 총괄 박현숙 님이 공개합니다!
Q. 안녕하세요! 현숙님, 헤이조이스 멤버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스타벅스 공채 1기, 1호점 바리스타로 시작해서 14년 전부터 지원센터(본사)에서 일하고 있는 박현숙입니다. 음료 카테고리에서 신메뉴 개발을 전담했고, 얼마 전 상품개발 담당이 되었어요.
Q. 그렇다면 음료부터 굿즈까지 상품 개발 전반을 총괄하시겠군요. 대단하세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요?
스타벅스는 고객에게 ‘제3의 공간’이 되려고 해요. 집이 제1의 공간이라면, 오피스가 제2의 공간. 그다음으로 언제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하는 거죠. 저는 그 관점에서 스타벅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음료와 푸드, 상품을 새로 만들어 출시하는 일을 합니다.
Q. 스타벅스라는 경험 자체를 콘텐츠로 볼 수 있겠네요. 새로운 콘텐츠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시나요?
음료, 푸드, 상품을 합쳐서 저희가 매년 내는 신제품이 약 500개 정도 됩니다. ‘스타벅스에서 토피넛 라떼가 나왔으니 곧 크리스마스구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저희도 그 니즈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진열된 푸드, 음료의 맛과 이미지, 머그 & 텀블러에 다양한 시도로 늘 새로운 경험과 계절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려고 해요.
그리고 저희 고객이 600만 명 정도예요. 전 국민의 10%가 넘는 아주 큰 데이터죠. 저는 이런 판매 데이터에 답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실제 판매 데이터를 보면 바닐라 시럽에 대한 수요가 아주 높아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플레이버가 아닐까 싶을 만큼요. 그래서 신 메뉴를 만들 때 바닐라 플레이버를 어떻게 녹일까 고민을 합니다. ‘이번에 콜드 브루가 나오는데, 여기에 바닐라를 녹여볼까?’, ‘블랙커피에 시럽만 넣으면 맛이 없으니까 우유도 같이 넣어볼까?’ 이렇게 여러 가지를 더하고 빼면서 ‘바닐라 크림 콜드브루’ 가 출시되기도 하였습니다.
Q. 연간 500개라니. 수많은 상품 중에 성공을 확인하는 지표가 있나요?
출시 직후 판매량이 가장 중요하고 정확해요. 오래 판다고 해서 많이 팔리는 것이 절대 아니거든요. 어떤 상품은 매장 오픈 첫날 2시간 만에 품절이 되기도 해요. 음료는 SNS에서 얼마나 회자가 되느냐, 신규 고객의 방문을 얼마나 만들었는지 등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저희도 제품 출시 전에는 반신반의해요. 모 아니면 도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잘 된 것이 인기가 많은 경향성이 있어요. 하지만 맛에 있어서는 우리나라가 조금 특이한 편이에요. 음식에 마늘이나 고추같이 익숙한 스파이시에 대한 선호는 높은데, 음료에서 스파이시한 부분은 잘 안돼요. 예전에 여러 차례 펌킨 라떼를 출시한 적이 있었는데 시장 반응이 좋지 않았어요. 맛에 대한 부분에서는 데이터가 있어서 출시 전에 어느 정도 가늠이 되기는 해요.
Q. ‘대체 우유 옵션’과 같이 최근 트렌드에 대응하는 스타벅스의 행보가 인상적입니다. 이런 기획은 어떻게 진행하나요?
출시되는 상품이나 음료들은 보통 1년 전에 기획이 끝나요. 지금은 내년 상품을 준비하고 있고요. 스타벅스가 제공하는 콘텐츠 중에 짠하고 갑자기 나오는 것은 없어요. 전 세계 스타벅스가 공유하고 있는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시장 조사와 테스트를 거듭합니다.
대체 우유 옵션인 오트 밀크 같은 경우는 사실 저희는 2018년부터 매해 대체 우유에 관련된 시도를 하였어요. 옵션으로 추가할 만큼 큰 결과는 아니었지만 꾸준히 수요가 있었죠. 또한 스타벅스는 16년 전부터 유당 소화 장애가 있는 분들을 위해 ‘두유 옵션’을 제공하고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대체 우유의 자리가 마땅치 않기도 했어요. 그러던 중에 최근 시장의 변화를 보니 스타벅스에서 제공할만한 대체 우유가 하나 더 생겨도 좋겠다는 확신이 들었고, 정식 옵션으로 출시한 것이죠. 세상의 흐름과 스타벅스의 지향점이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Q. 현숙 님이 개발한 음료 중 대표작을 하나만 골라 주신다면?
'망고 바나나 블렌디드'는 어떨까요? 이 제품은 원래 집에서 제가 아이에게 간식으로 만들어주던 거였어요. 한국 매장에 우선 출시했는데 반응이 좋아, 아시아 전역에서 판매하는 글로벌 메뉴가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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