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이명숙 님 인터뷰
이명숙 님
– 헤이조이스 인스파이러
– 변호사. 국가인권위원회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사장.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 대표
– 前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 ‘도가니’ 사건, 조두순 사건,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 등 국내의 굵직한 아동, 가정, 성폭력 관련 사건이 있을 때마다 온 힘을 다해 피해자 편에 서서 싸워왔다. 수많은 새로운 판례를 만들어내고,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제가 맡은 사건 중에 사회적인 파장이 매우 컸던 것들이 많아요.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으로 우리나라 학교 폭력의 법제도가 거의 완비되었고, 조두순 사건을 계기로 성폭력 관련 법 제도가 많이 정비되었어요.
그렇게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되는 사건은 그 사건을 해결하는 것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저는 그런 큰 사건을 맡게 될 땐 이를 계기로 더 이상 그런 피해가 없게끔, 우리 사회의 법과 제도, 인식까지 바꿔야 한다는 마음으로 임해요. 그러다 보니 방송 출연이나 강의, 회의, 기자회견 등 국민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활동들도 많이 하죠.
아프리카 속담 중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는 말이 있어요. 큰 사건을 계기로 사회를 바꾸려고 하는 것도 이와 같아요. NGO 관련 단체, 교수, 변호사, 국회의원, 의사 등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죠.
여러 단체들과 함께 해야만 시너지가 나는데, 그러려면 평소에 유대 관계가 있어야 해요. 그래야 언제든 전화해서 물어볼 수 있거든요. 단순히 일하기 위해 만나는 관계는 일회용이에요.
헤이조이스에서 만날 수 있는 분들도 서로 어떤 도움을 줄지 몰라요. 수많은 분야의 사람들과 다양하게 친해지면 도움이 많이 될 거예요. 아무 일이 없을 때 친해야, 나중에 무슨 일이 있을 때 같이 손잡고 일을 할 수 있으니까요.
내가 맡은 사건들이 모여 나를 이룬다
평생 변호사 하면서 남는 건 내가 맡았던 한 건 한 건의 사건들이에요. 그건 나의 작품 같은 거죠.
그래서 저는 '이 사람 판결은 내 이름으로 하고 싶지 않다'싶으면 힘들게 진행한 소송이어도 판결 선고를 일주일 앞둔 시점이어도 미련 없이 사임해요. 그동안 변호사 비용, 인지대까지 통째로 다 돌려준 적도 있고요.
혹자는 그렇게까지 해야 되냐고 이야기하는데 판결문에 대리인인 제 이름이 딱 찍혀요. 그건 영구히 남거든요. 아니다 싶은 사건에 제 이름이 남는 건 자존심이 허락을 안 하는 거죠.
화가들이 그림을 한 점 한 점 남기고, 음악가들이 한 곡 한 곡 남기는 것처럼 변호사들은 한 건 한 건이 작품으로 남는 거고요. 저는 그래서 그 사건들이 곧 '나'라고 생각해요.
▶ 지금 헤이조이스 회원 가입하고 10,000원 할인 쿠폰 받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