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헤이조이스 Aug 17. 2022

찐 전문가들의 설득법, 뭐가 다를까?

베인앤드컴퍼니 코리아 상무 유달내 님



Q. 반갑습니다, 달내 님! 헤이조이스 멤버들에게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베인앤드컴퍼니 코리아 상무 유달내입니다. 제 커리어는 무척 단순한데요. (웃음) 2001년 베인앤드컴퍼니에 입사해 지금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하버드에서 MBA 과정을 밟은 기간, 육아 휴직으로 쉰 기간을 제외하면 20년간 이곳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한 셈이죠. 그동안 신사업, M&A, 전사 전략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어요. 지금은 비유하자면 베인의 R&D 조직에 해당하는 프랙티스 팀에서 M&A 주제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Q. 컨설턴트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직무인가요?


컨설턴트는 크게 두 가지 일을 합니다. 먼저 고객이 중요하고 복잡한 의사결정을 할 때, 그 분야에 대한 전문적 분석과 조언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죠. 또 의사결정 당사자끼리 더 활발히 논의하도록 돕고 목적을 달성하도록 보조하는 퍼실리테이터의 역할도 겸합니다.


그러다 보니 컨설턴트가 고객과 하는 모든 상호작용이 프레젠테이션이라고 봐도 무방해요. 특정한 문제를 어떤 시각에서 접근해야 하는가에서부터 그에 대한 우리의 해결 방안, 진행 과정까지 설득하고 공유해야 하죠. 캐주얼한 프레젠테이션은 물론 정장 입고 대회의실에서 하는 스탠딩 프레젠테이션까지 거의 일상처럼 소화하고 있죠. (웃음)



Q. 성공적인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것이 ‘빈틈없는 자료 준비’라고 흔히들 생각합니다. 실제로도 그런가요?


답변하기 전에 한 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게 있어요. ‘빈틈없다'라는 판단을 본인의 입장에서 하고 있지는 않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프레젠테이션의 목적은 스스로를 만족시키는 게 아닌 상대방을 설득시키는 데에 있기 때문입니다.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보고 있으면, 본인이 이러한 결론에 이르기까지 무엇을 고민했는지 빽빽하게 적어 오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청자에게 필요한 정보는 그런 게 아니죠. 발표자는 청자의 입장에서 그들이 얼마만큼의 사전 지식을 갖고 있는지,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에 있어 어떤 부분을 망설이고 있는지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빈틈을 전문 지식으로 채워주고 의사 결정의 망설임을 해결해 줄 방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 정보가 아닌 청자의 입장에서 필요한 정보인지 따져보는 것이 제가 자료를 만들 때 가장 꼼꼼하게 체크하는 부분입니다.



출처) unsplash.com


Q. 프레젠테이션 자료에도 각자의 개성이 반영되는 것 같습니다. 달내 님 자료에 특별한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뿐만 아니라 전략 컨설턴트라면 가지고 있는 특별한 강점이 있어요. 바로 ‘단순화'입니다. 


컨설턴트들은 복잡하고 방대한 양의 분석 결과를 고객에게 직접 설명해야 하는데요. 그럴 때 어려운 정보와 복잡한 논리를 조직화하여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스토리라인을 만드는 작업을 무척 꼼꼼하게 합니다. 사람에 따라 받아들일 수 있는 정보의 양이 다르고 프레젠테이션에 쏟을 수 있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청자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최적의 스토리텔링을 하는 거죠. 최대한 단순하고 명쾌하게요.



Q. 달내 님께서 직접 자료를 작성하고 실행하셨던 프레젠테이션 중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건이 있다면 하나만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최고경영진을 상대로 30분 정도의 짧은 프레젠테이션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의 기억이 특별하게 남아 있는 이유는 그 어떤 프레젠테이션보다 발표자와 청자의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당시 방대한 내용을 30분 안에 전달해야 했기 때문에 자료를 짧고 굵게 준비해 갔어요. 제가 세운 전략은 이 자료를 통해 핵심만 전달하고, 예상 질문을 꼼꼼하게 준비해 가는 것이었죠. 청자의 입장에서 추가로 확인하고 싶어할 만한 내용은 별도의 추가 자료로 준비해 두었어요. 짧은 발표 뒤 이어지는 질문에 잘 준비된 대답을 할 수 있었고, 활발하게 질의응답과 논의가 이루어졌죠.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분도 발표된 내용 뒤 철저하고 충분한 고민이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피드백도 긍정적이었습니다. 청자와 열띤 문답을 주고받은 후에 무대에서 내려오면 정말 짜릿하죠. 그렇지 않나요? (웃음)



Q. 비즈니스 세계에서 타인을 설득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설득이 참 어렵다’라는 생각을 가지신 분들께 조언 부탁드립니다.


설득이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내 의견을 상대방에게 관철시켜야 한다'라는 생각을 갖고 계시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지적을 받으면 내 논리에 대한, 더 나아가서는 나라는 사람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고는 하죠. 


그러나 비즈니스는 수학이 아닙니다. 완전무결한 답이란 존재할 수 없죠. 불완전한 정보, 관점에 따라 달리 해석할 수 있는 정보를 갖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답을 도출하고 실행하는 것이 비즈니스입니다. 때문에 내 의견을 100% 관철시키는 것을 설득의 목표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상대와의 대화를 통해 내 제안에서 무엇을 조정해야 모두가 만족하는 최종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절충안을 내놓아야 해요. 100만큼의 의견을 가져가서 90만 반영되어도 충분한 실행으로 이어진다면 성공적인 설득이 아닐까요? 보다 유연한 태도로 설득에 임하시면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이번 콘조이스에서 달내 님으로부터 어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로 일하는 동안 정말 다양한 분야,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고 진행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압축해 전달해 드리려 합니다. 청자를 분석하는 방법부터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준비하는 구체적 과정과 노하우, 보다 효과적으로 내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팁까지 알려드릴 예정이니 강연 당일에 꼭 뵙고 이야기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토스가 사용자를 팬으로 만드는 법 ✍️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