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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조이스 Feb 02. 2023

제너럴리스트라 고민인가요? 전문성은 생성되는 중입니다

엄윤미 도서문화재단 씨앗 CSO / LG유플러스 사외이사

지난 헤이조이스 뉴스레터 <전문화 된 세상에서 제너럴리스트로 성공하기> 편에 많은 멤버분들이 공감을 보내주셨어요 제너럴리스트로써 진로를 고민 중인 분들도 있었고, 그동안의 이력을 표현할 수 있는 키워드를 만나 좋았다는 멤버님도 있었죠.

오늘 인터뷰에서는 헤이조이스에 '제너럴리스트'라는 키워드를 소개했던 엄윤미 님과 이야기를 나눠봤어요! 제너럴리스트의 전문성에 대한 윤미님의 반짝이는 인사이트를 만나보아요!
엄윤미 도서문화재단 씨앗 CSO / LG유플러스 사외이사


Q. 안녕하세요, 윤미 님. 헤이조이스 멤버들에게 윤미 님의 커리어 여정 소개를 부탁드려요.


커리어의 전반전에는 맥킨지, 이곤젠더 같은 프로페셔널 펌에서 컨설턴트로 자문하는 일을 했습니다. C프로그램 대표를 맡으면서 크게 커리어 전환을 했어요. 영리에서 비영리로, 자문역에서 내 손으로 직접 사람을 뽑고 여러 결정을 내리는 역할로 이동했죠. 지금은 '어린이, 청소년, 도서관, 콘텐츠'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지원 활동을 하는 도서문화재단 씨앗에서 사업기획이사(CSO)로 일하고 있습니다.



Q. 회사 내 업무 전반을 두루두루 챙겨야 하는 관리자들은 마음 한구석에 불안을 안고 살죠. 제너럴한 업무를 하다가 이도 저도 아니게 되는 건 아닐까 하고요. 스페셜리스트가 아닌 제너럴리스트로서 롱런하는 길이 있을까요?


제너럴리스트라는 분류는 굉장히 큰 분류예요. ‘나’라는 존재는 제너럴리스트라는 아주 큰 박스 안에서 많은 태그를 달고 있는 거고, 그 태그를 어떻게 조합해 내는가가 중요하죠. 그래서 제너럴리스트와 스페셜리스트를 단순히 비교하는 건 무리가 아닐까 싶어요. 나의 업과 업계, 내가 하는 일과 할 수 있는 일의 조합으로, 전문성은 만들어지는 중인 거예요.


채용 과정으로 생각해 볼까요? 할 일이 이미 정해져 있는 자리에 사람을 뽑을 때는 그 일을 해본 사람을 뽑을 거예요. 그런데 새롭게 만들어가야 하는 업무나 ‘제너럴한’ 포지션을 뽑을 때는 그 사람의 경험의 조합을 보고 역량을 유추할 수밖에 없어요. 


제너럴리스트가 너무 일반적인, 대체되기 쉬운 업무라고 생각한다면 반대로 오케스트레이터(orchestrator)로서 나는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를 고민해 보는 것도 좋을 거예요. 업무를 정의하고, 참여자를 설득해 가며 하나의 프로젝트를 매니지한다는 건 정말 고도의 오케스트레이션이 필요한 작업이에요. 저는 창작자의 창의성만큼이나 오케스트레이터로서의 창의성이 일의 세계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얼마 전에 책에서 '전문성이란 문제를 끝까지 해결해 본 경험'*이라는 설명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관점이 확장되는 기분이었죠. 윤미 님은 전문성을 어떻게 정의하시나요?

*김나이, <자기만의 트랙>(북스톤), 2023.


책의 그다음 장에는 '전문성이란 내 일을 내 언어로 정의하는 것'이라는 정의도 나오죠. 내 일의 서사를 스스로 만드는 것은 물론 필요한데요. 저는 균형감각을 강조하고 싶어요. 약간은 바보같이, 우직하게 일을 했던 시간들이 쌓여서 저에게 주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내 일을 내가 정의해 나가겠다는 자신감과 큰 방향성을 생각하는 레이더를 끄지 않는 건 중요하지만, 세상에는 시간이 좀 필요한 일이 있거든요.


<슬램덩크>를 보면 안 감독님이 선수에게 생각은 그만하고 다리를 움직이라고 주문합니다. 너무 다리만 움직이다가 뒤늦게 '그런데 내가 무슨 경기를 뛴 거지?'하고 허무해지지 말자는 말에는 동의하지만, 안 감독님 말처럼 결국 골을 넣으려면 다리를 움직이고 있어야 해요. 머리와 다리의 균형 감각이 좀 필요한 것 같아요. 쌓는 시간과 일에 파묻고 있던 고개를 들어 생각하는 시간의 균형이 필요합니다. 기본기와 경험을 쌓은 다음에야 만들어지는 것들이 분명히 있어요. 


이번 헤이조이스 파티에는 긴 타임 프레임으로 일을 해본 언니들이 오시잖아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아, 내가 지금은 쌓는 시간이구나'하고 조급함이 조금 누그러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거예요.



Q. 일하는 여성으로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책으로 찰스 핸디의 <포트폴리오 인생>*을 추천해 주셨죠. 최근에는 어떤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고 계신가요?

*이 책에서 찰스 핸디는 ‘보수를 받는 일자리들과 무보수임에도 유익한 일자리들의 집합체’로서 자신의 일을 구성하는 방식을 소개합니다.


최근에는 '번뇌하는 언니들'이라는 부트캠프를 만들고 참여했습니다. 양육자이자 일하는 여성들과 일주일 치 캘린더를 띄워놓고 '덩어리 시간'을 빼내는 법에 대해 팁을 나눴죠. 시간 관리뿐만 아니라 일 욕심과 나만의 프로젝트에 대한 야심이 있는 분들이라 너무나 훌륭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고요. 또 다른 사이드 프로젝트로는, 올해 출간 계획이 있습니다. 2월에는 집필에 매진할 예정이에요.



Q. 이번 헤이조이스 Reunion 파티에서 모더레이터로 함께 하실 텐데요. 파티에서 만날 멤버분들에게 초대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지난 헤이조이스 썸머파티 때 오신 분들의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보고 깜짝 놀랐거든요. 그 에너지는 정말 기대하셔도 좋을 거예요. 이은형 교수님, 문효은 대표님과 함께할 세션은 너그럽고 현명한 언니들을 만날 때 차오르는 용기와 기쁨을 드릴 겁니다. 저도 기대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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