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은 당근마켓 중고거래실 ios 개발자
개발자에게 부탁하지 않아도 내 아이디어를 바로 앱스토어에 선보일 수 있다면? 최근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누구나 앱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어요. 큰 변화와 함께 우리에게 굉장히 다양한 기회가 열렸죠.
여기, 비전공자가 혼자 배운 개발로 뚝딱 만들었는데 가입자 50만 명을 거뜬히 모아버린 앱이 있습니다. 바로 독서 기록 앱 ‘북적북적’을 만든 박성은 님의 이야기인데요. ‘나에게 필요한 앱을 만들어 보자’며 가볍게 시작한 사이드 프로젝트가 커리어 전환으로 이어지기까지! 그 흥미로운 여정이 궁금하다면 이번 인터뷰에서 살펴보세요.
Q. 안녕하세요, 성은 님. 헤이조이스 멤버분들께 인사와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당근마켓 중고거래실에서 ios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박성은입니다. 이전에는 여기어때에서 ios 개발자로 일했고, 1인 개발로 50만 명이 가입한 독서 기록 앱 ‘북적북적’을 만들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초창기부터 헤이조이스를 지켜본 팬이었는데 이번에 ‘개발자 없이 노코드로 앱 만들기’를 주제로 강의를 맡게 되어 설레네요.
Q. 전공이나 첫 직업은 개발과 전혀 관련이 없었다고 들었어요. 지금은 개발자로 일하고 계신데 전환의 계기가 있었을까요?
첫 회사가 스타트업이었고 신사업기획팀에 있다 보니 변동 사항이 많고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많았어요. 결국에는 기존 사업에만 집중하자는 결정이 내려지면서 팀이 공중분해됐죠. 그때 회사에 기대지 않고 내 손으로, 내 능력으로 뭔가 결과물을 만들어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원래도 개발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막연하게 있었는데, 팀이 와해된 일이 계기가 되어서 본격적으로 개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커리어 전환에 성공해서 지금은 5년 차 개발자로 일하고 있어요.
그 과정에서 북적북적 앱 론칭이 징검다리가 되어줬죠. 책을 좀 꾸준히 읽고 싶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혼자서 뚝딱뚝딱 만든 앱인데 뜻밖에도 성과가 좋았어요. 너무 감사한 일이죠.
Q. 지금은 회사를 다니며 사이드 프로젝트로 앱을 운영하고 계신데요. 회사일과는 다르게 사이드 프로젝트만이 주는 성취감과 에너지도 있을 것 같아요.
직접 앱을 운영하니까 피드백이 올 때 제가 바로 대응할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뭔가 아이디어가 있어도 빠르게 진척되지 않는 경우가 많잖아요. 1인 개발은 그런 부분을 혼자 빠르게 결정하면 되니까 성취감이 있어요. 유저분들이 보시고 개선돼서 너무 좋다고 또 피드백을 주시고요.
또,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프로덕트 전체를 보는 관점을 갖기가 어렵잖아요. 기획, 마케팅 등 기능별로 팀이 나뉘어 있기도 하고요. 그런데 북적북적을 통해 서비스의 전 과정을 경험해 보니 일을 보는 시야가 확실히 넓어지더라고요. 이런 쪽으로 마케팅을 좀 더 하면 좋겠다거나, 이런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고객 항의가 들어오는구나 하는 깨달음이 있었어요. 이런 경험치 덕분에 지금 회사에서도 프로덕트에 대한 의견을 활발하게 내고 있는것 같아요. 다양한 관점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도 부분이 아닌 전체 서비스를 한번 만들어 보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어요.
Q. 이번에 헤이조이스에서 노코드로 앱만들기 강연을 들려주실 예정이죠. 노코드 툴을 먼저 사용해 보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개발자이다 보니 노코드 툴에 대해 편견 아닌 편견이 있었어요. 노코드 도구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장에 있었기 때문에 최근의 부상이 괜한 호들갑은 아닐까 생각했죠. 예를 들면 워드프레스처럼 웹페이지를 쉽게 만들어주는 도구도 노코드 툴이라고 할 수 있거든요. 새로 나온 것들이라고 뭐 크게 다를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원하는 기능을 거의 다 구현할 수 있게 돼 있어서 사실 좀 많이 놀랐어요. 웹페이지와 모바일 앱까지 핸들링이 가능하고, 유저에게 보여지는 페이지뿐만 아니라 유저들을 관리하는 페이지까지 만들 수가 있더라고요. 생각보다 기능이 정말 많고 무엇보다 아주 빠르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에요.
쇼핑몰부터 예약 서비스, 위치 기반 서비스, 인사관리 시스템, 프로젝트 매니징, 성과 관리 대시보드까지 활용해 볼 만한 템플릿이 굉장히 많습니다. 파일 업로드 등 웬만한 기능은 거의 지원하고요. 특히 이 템플릿들만 조금 살펴봐도 내 서비스의 최상의 구현 결과에 관한 아이디어를 충분히 얻어 갈 수 있겠더라고요. 뭘 만들고 싶은지가 명확하면 전부 구현할 수 있겠다고 확실히 느꼈습니다.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활용할 수 있다 보니, 글라이드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다른 개발 프로젝트에 연결해서 이용한다거나 하는 방식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할 수 있는 게 정말 많죠.
Q. 최근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기술적인 배경이 없어도 아이디어 싸움을 할 수 있는 시대로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런 변화가 어떤 기회를 가져오게 될까요?
저는 뭔가 결과물을 내 손으로 만들어보고 싶어서 개발을 직접 공부하기로 마음먹은 사람이잖아요. 이런 툴이 몇 년 전에 나와 있었다면 저는 본격적으로 개발 공부를 시작하기보다 리소스를 훨씬 적게 들여서 빠르게 아이디어를 시험해 봤을 것 같아요. 창업에 대한 의지가 있거나 시험해 보고 싶은 결과가 있는 분들이라면 지금이 정말 큰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특히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보기에도 너무 좋은 시기잖아요. 주변에 정말 잘 활용하고 계신 분들이 많아요. 크리스마스 시즌에 가상으로 서로의 트리를 꾸며줄 수 있는 웹 서비스가 엄청나게 흥행한 적이 있는 데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시즈널한 이슈를 이런 식으로 활용할 수 있구나 싶어서 놀랐죠. 또 1인 개발을 하다 보면 여러 디자인 소스가 필요한데, 상업적으로 사용 가능한 무료 폰트를 한데 모아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하신 분도 있어요. 작은 불편함을 빠르게 캐치해서 사업화까지 하신 거죠.
Q. 마지막으로, 이번에 강연으로 만나게 될 헤조 멤버들에게 초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무리 노코드 툴이라지만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데 배워볼 수 있을까?' 주저하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요. 이번 수업은 완전 노베이스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어 가실 수 있도록 준비했으니 걱정 말고 함께 해봐요! 글라이드 수업에 더해서 나에게 맞는, 구현하고자 하는 서비스에 필요한 툴을 고르는 방법도 차근차근 알려드릴게요.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만큼 수업에서 많은 분들과 만나고 싶습니다.
*5월 31일자 헤이조이스 뉴스레터에 먼저 실린 인터뷰예요. 헤이조이스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뉴스레터로 누구보다 빨리 받아볼 수 있어요. 여기서 구독 신청하면, 매주 수요일 아침에 찾아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