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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랜티오브 Dec 09. 2023

몸 굳어있는 직장인의 요가 수련기

오늘은 요가 수련기에 대해서 글을 적어보고자 한다.

작년 12월 19일에 요가원에 등록해서 운동을 시작했으니, 어느덧 거의 1년이 되었다! (짝짝)


요가를 하게 된 이유는?


어느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도 살아보겠다고 이런저런 운동을 시도했었다.


-헬스/PT: 나름 기초체력 증진에는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PT시스템과 잘 맞지 않았다. 회당 5.5만원 정도의 큰 금액으로 기억하는데, 수업 시간마다 몸무게를 잰 후 무게가 줄어있지 않으면 부정적인 피드백으로 시작을 하신다거나, 전 회차 수업에서 배웠던 기구를 다음 회차에서 그대로 배운다거나....(물론 같은 기구를 이어서 할 수는 있겠으나 같은 수업내용이 이어지는 것을 보고는 내 수업이력이 잘 관리되지 않고 있다고 확신했다.) 그런 부분들이 맞지 않았고 퇴근 무렵에는 기구도 너무 붐벼서 정신도 없었기에 흥미를 더 붙이지 못했다.


-기구필라테스: 리포머,체어,바렐 등의 기구룸이 있고 매 수업시간마다 25분 정도씩 나누어 순환하여 배우는 곳을 다녔다. 유산소존도 있고 시설도 좋은 편이라 그래도 꽤 오래 다녔다. 손목과 허리, 무릎이 약한 편이라 생각해보면 그룹 기구 필라테스가 좋지는 않았던 듯 하다. 실제로 바렐 동작을 하다가 손목에 많이 무리가 가서 동작을 못 따라가고 힘들어한 적이 있었는데 8명이서 하는 그룹수업이다보니 거의 개별 티칭이나 자세를 잡아주시는 부분이 없었다. 기존 계약기간만 다니고 연장을 하지 않았다. 


-골프: 한참 갓생에 대한 열망이 강하던 시절이라 무려 6시30분 레슨을 들었다. 이른 아침 레슨을 듣고 출근할 때마다 무척 뿌듯했다. 초반에는 코치님의 레슨 방식이 약간 짜증을 내시는 방식이어서 나에겐 취미일 뿐인데 아침에 혼나고 출근하는 것이 기분이 영 좋지만은 않았다. 나중에는 말투와는 달리  따뜻한 면모가 있는 분이라고도 생각하게 되었지만, 7번 아이언으로 자세 잡는 레슨이 계속 이어지다보니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한 쪽 방향으로 계속 공을 휘두르니까 허리도 좀 안 좋아지는 듯 했다. 3개월 레슨기간만 채우고 연장하지 않았다.


체력적인 부분 뿐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도 어느정도의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었고, 20대 초중반에 요가를 꽤 재미있게 했던 것이 떠올라서 요가원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기구나 공을 사용하지 않고, 혼자 수련하며 집중할 수 있어서 잘 맞을 것 같았다. 집 근처도 꾸준히 알아봤지만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하던 차에 도보 15분 거리에 있는 오늘도요가앤필라테스를 알게되어 수련을 시작했다.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먼 거리도 아니기에... 조금 시간 여유가 있으면 안양천 러닝을 한 후에 수업을 가곤 한다.


요가의 좋은 점은?


1) 안 쓰던 근육을 사용하고, 몸의 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사무실 의자에 오래 앉아 있으면 어깨와 목이 많이 아프고, 저녁이면 다리가 땡땡 붓고, 자다가도 여러 차례 쥐가 나기 일쑤였는데 요가를 시작한 후로 그 느낌이 사라졌다. 작년 12월 처음 요가원에 등록했을 때는 SNPE 수업을 많이 들었는데, 웨이브베개와 다나손이라는 도구를 활용해서 척추 주변을 풀어주는 동작이 많았다. 처음에는 많이 아프고 고통스러웠는데 어느순간부터는 그 고통을 즐기게 되었고, 몸도 많이 풀렸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후부터는 힐링요가나 순환테라피, 교정요가 등의 수업 위주로 듣고있는데 들을 때마다 몸 곳곳이 풀리는 느낌이 참 좋다. 선생님들도 대부분 직장인들의 잘못된 자세습관 등을 알아서인지 그런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동작을 많이 가르쳐 주신다. 점차 몸이 풀려나가는 것을 느낄 때의 쾌감은 무엇고하도 바꿀 수가 없다! 


2) 깊은 호흡을 통해 마음을 안정할 수 있다. 


요가 수업에는 늘 호흡을 강조한다. 그 어떤 자세를 하더라도 '호흡하세요'라는 말씀을 들을 수 있다. 힘든 자세를 할 때면 호흡조차 내 마음대로 되질 않는다. 그래도 어찌어찌 호흡을 깊게 내뱉으면 몸이 이완되면서 어려웠던 자세가 조금씩 잘 되는 것을 느낄 수 있고, 몸의 독소와 노폐물 배출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깊은 호흡을 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완화되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긴장되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심호흡을 해서 안정을 찾는 것처럼, 깊은 호흡의 과정을 통해 안정됨을 느끼게 된다. 


3) 나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다. 


요가 수업을 듣는 동안은 다른 잡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동작을 할 때는 몸이 힘들기 때문에 선생님들의 목소리와 내 자세에만 집중하게 되고, 동작을 마친 후 몸을 이완할 때는 좋은 음악과 선생님의 나긋한 목소리, 요가원의 좋은 향기 등으로 인해 나 자신에게 집중하게 된다. 올 한해 여러가지 일을 겪었고 너무나 심적으로 힘든 상황도 있었다. 그럴 때도 요가 수련을 한 후에 사바아사나를 하거나 마지막 스트레칭을 하는 순간에는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다. 오늘 하루 무슨 일을 겪었든 간에 요가매트에서 땀흘려 수련하고 이완하는 그 순간만큼은 나 자신을 위해 보낸 시간이기 때문이다. 


아직 별 한개(★)짜리 수업 위주로 듣는 초보 요기니일 뿐이지만, 그래도 내 삶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요가- 올해 심적으로 힘든 상황들이 많았는데 요가의 힘으로 많이 이겨냈다. 앞으로도 이 좋은 장소에서, 좋은 선생님 그리고 수강생들도 좋은 기운 나누면서 수업받을 수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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