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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애 Apr 27. 2022

생각에서 운명까지

[윌리엄 제임스의 말에서]

여러분은 평소에 어떤 생각을 자주 하시나요? 저는 주로 '오늘은 또 어떤 재밌는 일을 찾을까?' 또는 '오늘은 누구에게 전화를 할까?'라는 생각을 요즘은 자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변에서 일어나는 재밌는 일을 찾아 인터넷 세상을 떠도는 시간이 이전보다 늘었다고 느껴지네요. 문득 생각난 친구에게 전화를 할 때도 "넌 요새 뭘 하고 지내? 재밌는 일 있어?"라고 물어보곤 합니다. 그리고 몇 가지 말해주면 저도 따라서 해보곤 해요. 어제 전화한 친구는 요즘 영화를 즐겨 본다고 해서, 몇 개 추천을 받아 밤새 보았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영화였는데, 친구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네요.


어떤 생각을 하는지에 따라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말도 달라집니다. 재미를 추구하며 찾아 떠도는 하이에나가 된 저는, '즐겁다', '재밌다', '신나는', '뭘 할까', '해보자' 등의 단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자꾸 생각하며 지내니 사람과 관련된 말도 많이 쓰고 있어요. 누구누구는 어떻고, 누구누구는 저랬고 하는 식으로 말이죠. 여러분은 요즘 어떤 말을 많이 쓰고 계시나요?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려울 수도 있어요. 그럴 땐 가까운 가족이나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미국 실험심리학의 아버지 격인 윌리엄 제임스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뀐다.
습관이 바뀌면 인격이 바뀌고, 인격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





즐거움을 쫓는 생각을 하게 되니 실제로 즐거울 만한 일을 자꾸 하게 되었어요. 하루하루가 조금씩 색다르게 바뀌어가는 느낌이 아주 기분 좋습니다. 물론 머지않아 다시 생각의 맥락이 바뀌고, 자주 사용하는 말도 바뀌면서 행동이 달라질 수 있죠. 그렇습니다. 인간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일반적으로 이야기되지만, 작은 행동의 측면에서는 생각보다 자주 변화를 겪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전에 글로 적었던 '항상성'과는 전혀 다른 인간의 특성입니다. 사람이란 존재가 이렇게나 모순적입니다. 변하지 않으려고 하는 동시에 끊임없이 변하려고 하죠. 이러니 사람을 이해하는 게 쉬울 리가 없습니다. 결국 균형입니다. 저의 짧은 식견에서 나온 극히 주관적인 의견이지만, 인간을 설명하는 가장 일반적인 원리는 어쩌면 '균형'에 있는 듯합니다. 서로 상반되는 영역을 모두 골고루 소화해 내려는 특성, 이 특성이 인간을 성장시키는 동시에 인간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듯합니다.



다시 윌리엄 제임스의 말로 돌아와서, 즐거운 일을 찾아 실천하는 행동을 하다 보니 제게 새로운 습관이 생겨났습니다. 길을 걸을 때 즐거워 보이는 사람이 있는지 찾으며 주변을 둘러보는 습관입니다. 사람들의 얼굴을 관찰하며 기분을 파악해 보곤 합니다. 안타깝게도 길거리에선 즐거워 보이는 사람을 찾는 게 쉽진 않습니다. 다들 왠지 바빠 보이고, 삶의 퍽퍽함에 목이 막히는 듯 얼굴을 찡그리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도 간혹 밝게 웃는 사람들을 볼 때면 저도 그들의 감정에 전염된 듯 미소가 지어지곤 합니다. 나름 좋은 습관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생각에서 말로, 말에서 행동으로, 행동에서 습관으로 제게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그럼 윌리엄 제임스의 말대로 저의 인격도 서서히 달라지고 있는 걸까요?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끈기를 가지고 지켜볼 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나아가 제 인생이 어떻게 즐거움이란 키워드에 맞게 변화해나갈지도 관심을 기울이며 관찰해 보려 합니다.



여러분이 평소 자주 하는 생각과 말, 그로 인해 하게 되는 행동이 여러분 자신에 대해 많은 걸 나타내줄 겁니다.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 꼭 추천합니다. 자신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해 보세요. 주변 사람들에게 평소 자신이 어떤 말과 행동을 자주 하는지 물어보세요. 만약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평소 쓰지 않던 말과 하지 않던 행동을 시도해 봐도 좋을 듯합니다. 그로 인해 어쩌면 여러분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 갖고 싶은 운명을 손에 쥘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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