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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애 Jul 11. 2022

기쁨에 취하다

<기쁨이라는 감정 탐구>

사람은 하루에만 수십 가지의 감정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언제나 어떠한 원인을 갖고, 그 원인으로부터 생겨난 감정은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칩니다. 감정은 삶이라는 요리에 첨가되는 조미료와 같습니다. 똑같은 패턴으로 하루를 보낸다고 할지라도,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삶을 산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수많은 감정들이 있지만, 우리가 선호하는 감정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합니다. 즐거움, 기쁨, 편안함, 통쾌함 등 '기분이 좋다'라고 표현되는 감정선을 얼마나 자주 느끼는지가 곧 행복의 수준을 나타내어 줍니다. 여러분은 얼마나 자주 기쁘고, 얼마나 자주 웃으며 살고 있나요?

저는 웃음이 많은 사람은 아닙니다. 첫인상이 날카롭고 차갑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예전보다는 많이 웃으려 노력해서 차갑다는 말은 덜 듣게 되긴 했지만, 여전히 자주 기쁨을 느끼지는 않으며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쁨이란 무엇일까요?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느껴지는 걸까요?

제가 기쁨을 느끼는 순간을 떠올려보며 세 가지로 분류를 해봤습니다.

첫 번째는 무언가를 얻었을 때, '소유 조건'이 있습니다. 심리학에서 행복을 설명할 때 '욕망 이론'이 초창기에 대두되었습니다. 욕망하는 것을 소유할 수 있을 때 행복하다고 설명합니다. 이때 중요한 건 욕망보다 소유가 커야 하는 점입니다. 무언가를 가진다는 건 대체로 좋은 감정을 느끼게 해줍니다. 기쁨과 환희를 느끼고, 쾌재를 부르게 만들죠. 많은 사람들이 월급날만 바라보며 직장 생활을 하는 이유이기도 할 겁니다.

두 번째로 재밌는 일을 할 때, '쾌락 조건'이 있습니다. 친구들과 만나 즐겁게 놀거나 취미를 즐길 때도 기쁨을 맘껏 느낄 수 있습니다. 다만 취미를 즐길 때와 사람들을 만날 때의 기쁨은 질적으로 종류가 다릅니다. 취미에서 오는 기쁨은 편안함에 좀 더 가깝고, 사람들과 놀 때는 유쾌함과 흥분되는 감각이 더 큽니다. 간혹 재미를 추구하는 성향이 아주 극단적인 사람들을 만나곤 합니다. 어떤 행동을 할지 선택해야 하는 순간에 늘 가장 재밌을 수 있을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죠. 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땐 왠지 불안하고 초조하기도 한 동시에 예상할 수 없는 기쁨을 만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어 감사의 표현을 받았을 때, '기여 조건'이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건 분명 기쁜 일입니다. 다만 상대방으로부터 감사 표현을 받지 못한다면 마냥 기쁠 수는 없을 겁니다. 한두 번은 기쁜 마음으로 도울 수 있겠으나 계속 반복되는 과정에서 충분한 고마움의 표시가 없다면 금방 실망하고 속상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가장 좋은 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것이겠죠.

이외에도 기쁨이 만들어지는 조건은 더 있을 겁니다. 제가 주로 느끼는 기쁨들로 정리를 해보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선 또 다른 기쁨이 분명 존재할 겁니다. 그리고 여러 조건들 중에서도 특히 자신에게 중요하고 의미 있는 기쁨의 조건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에게 있어 현재는 세 번째인 '기여 조건'이 대부분의 기쁨을 제공해 준다고 느낍니다. 소유를 증가시키긴 어렵고, 재미만 추구하기엔 세상이 너무 흉흉합니다. 자연스럽게 도움을 주고받는 쪽으로 기울어진 듯합니다.

여러분에겐 어떤 기쁨들이 있을까요? 무엇으로부터, 어떤 조건으로부터 기쁨을 얻고 있을까요? 그중에서도 어떤 형태로 생기는 기쁨을 가장 자주 느끼고, 크게 느낄까요? 스스로의 기쁨의 맥락을 살펴보며 한껏 기쁨에 취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생각해 보는, 무더운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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