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애 Aug 19. 2021

당신은 스마트폰 집사인가요?

스마트폰에 종속되어 살지 않으려면.

스마트폰과 나, 둘 중 누가 집사인가?


  우리는 늘 스마트폰과 함께 살고 있다. 길을 걷다 보면 아주 어린아이들도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걸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스마트폰 보급률을 보면, 6세 이상 인구의 약 85%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20대에서 40대로 좁혀 보면 99%에 이른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스마트폰을 인생의 동반자로 지니고 있다. 스마트폰이 많은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회생활을 함에 따라 점점 많은 연락처를 보관해야 한다. 예전에는 연락처를 모아두는 전용 수첩이 있을 정도였다. 지금은 쓸데없이 수첩 하나를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스마트폰이 모두 보관해준다. 언제든지 알고 싶은 걸 검색할 수 있고,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으며, 재밌는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다. 스마트폰은 우리의 '기계 집사'라고 부를 수 있다.


  그런데 스마트폰이 우리를 잠식해나갈 때도 있다. 한시라도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해진다. 수시로 새로운 메일, 메시지, 알림이 오지 않았는지 확인하게 된다. 게임을 하거나 동영상을 보다 보면 어느덧 몇 시간이 지나고 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일지라도 올바르게 사용되지 않으면 우리를 해친다. 아무리 좋은 보양식일지라도 많이 먹거나, 영양제를 무분별하게 남용하면 탈이 난다.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이 되면서 불법 도박에 빠지는 사람들이 확연히 늘어났다.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 불면증, 거북목 증후군 등 건강상의 각종 문제들도 생겨나고 있다. 이쯤 되면 누가 누구의 주인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을 '집사'라고 부르듯이, 우리는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지만, 실상은 스마트폰의 '집사'가 되어가고 있진 않은지 걱정해볼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에 손이 가는 이유


  우리는 왜 이렇게 스마트폰을 자주 들여다보게 되는 걸까?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동기에 대해 살펴보면, 주로 오락, 자기 과시, 자기표현 동기가 강하다고 한다. 특히 청소년들에겐 오락 및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이 주된 동기로 작용한다.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 방송 및 동영상을 보거나, SNS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일이 대부분이다. 성인의 경우에도 다르진 않다. 스마트폰을 많이 쓰는 데 비해, 그 용도는 별로 다양하지 않은 편이다.


  우리 스스로 언제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쓰게 되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어떤 어플을, 얼마나 사용하는지 체크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내가 자주 사용하는 각 어플을, 나는 어떤 이유로 쓰게 되는지 분석해보자. 내 얘기를 해보자면, 나는 '유튜브'에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인다. '카카오톡'과 '인스타그램'도 제법 많이 사용한다. 그다음은 '네이버 앱', '교보문고 앱', 그리고 여러 게임들을 많이 쓴다. 카카오톡은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하여 사용한다. 네이버는 궁금한 걸 찾아보기 위해 사용한다. 나머지 앱들은 그저 '남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사용한다고 볼 수 있다. 나는 소위 말하는 '인싸'는 아니어서, 카톡이 바삐 울리는 일은 없다. 네이버로 검색을 한들 그리 많은 시간이 들지 않는다. 두 가지 앱 사용시간을 합쳐도, 아마 유튜브 사용시간에 한참 못 미칠 것이다. 즉, 나의 스마트폰 사용량 70% 이상은 그저 멍하니 시간을 때우려는 동기로 인한 것이다.




스마트폰의 주인이 되려면


  인터넷 및 스마트폰 중독에 대한 예방 및 치료 프로그램에선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동기가 무엇인지, 그리고 사용하고 나서 생기는 결과는 어떤지를 분명하게 인식하는 데 주력한다. 여러분들도 스마트폰을 너무 많이 쓴다고 느껴진다면, 자신은 어떤 앱들을 쓰고 있는지 분석해보라. 그리고 그 앱을 사용하는 동기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좋다. 왜냐하면 굳이 그 앱을 쓰지 않아도 같은 일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처럼 단지 시간을 때우기 위해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면, 스마트폰이 아닌 어떤 활동을 통해서도 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운동을 하거나 공부를 한다면 가장 생산적이겠지만, 이러한 활동은 우리에게 '일'로서 인식되므로 적절한 대안이 아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처럼 '휴식'과 '놀이'의 개념인 활동으로 대체해야 한다. 가능하면 손을 사용하는 놀이가 좋다. 멍하니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우리 뇌는 시각적인 정보를 처리하는 부위만 작동하고, 다른 영역은 잘 작동하지 않는다. 그러니 뇌의 여러 영역을 활성화시켜주는 활동인 손을 많이 움직이는 놀이가 좋다. 나는 '종이접기'를 해보려고 한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방법에는 자기표현을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포함된다. 보통 SNS를 통해 자기표현을 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에 자신을 꾸미는 데 에너지를 점점 더 많이 쓰게 된다. 그리고 SNS 상의 멋져 보이는 사람들,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릴 수 있다. 우리는 좀 더 건강하고, 솔직한 자기표현을 해야 한다. 솔직하기는 어렵지만, 좀 더 건강한 방법은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다. 특정 모임에 가입해보거나, 이 글을 쓴 나처럼 자신만의 글을 적어보는 것도 좋다. 어떤 방법이든 좋지만, 늘 염려해야 할 점은 나를 지나치게 꾸미게 되지 않는 방법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다.


  다음으로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구상해보는 게 필요하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 우리는 좀 더 쉽게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빠져들게 된다. 이를 위해서도 가장 좋은 건 운동이지만, 나도 못하는 건 옆으로 치워두고 좀 더 간단히 할 수 있는 '숨쉬기 운동'을 해보자. 대신 아주 신중하고, 집중한 상태로 호흡을 해보자. 호흡법은 대표적인 이완 훈련 중 하나다. 우리가 스트레스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서는 동적인 활동으로 스트레스를 발산하는 것과 동시에, 몸을 진정시키는 정적인 활동도 병행해야 한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데까지를 1회로 정하고, 10초에 1회 숨을 쉰다는 느낌으로 길게 호흡해보자. 5초간 들이쉬고, 5초간 내뱉는 게 기본이지만, 아마 길게 들이쉬는 것보다 길게 내쉬는 게 어려울 수 있다. 그러면 들이쉬는 데 좀 더 시간을 더 할애해도 괜찮다. 그래도 가능하면 반반으로 밸런스를 맞춰보도록 하자. 호흡법에 적응한다면 본격적인 '명상'으로 넘어가 보는 것도 좋다. 아침, 저녁으로 1분 정도의 명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상당히 잘 조절할 수 있다.




  건강을 위해, 삶에 좀 더 만족할 수 있기 위해, 충분한 운동으로 활력을 돋우고, 차분히 호흡함으로써 마음을 다독여보면 좋겠다. 그럼 굳이 스마트폰에 얽매일 이유는 없어진다. 스마트폰과 권력 다툼을 하는 사이가 아닌, 적절한 거리를 두고 사이좋게 지내는 친구가 되어 보자.

매거진의 이전글 프로이트 아저씨, 나는 왜 이럴까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