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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애 Nov 02. 2021

마음이 고요해질 때.

명상에 관하여.

명상이란


  '명상'에 대해 간단하게나마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명상을 직접 해본 적이 있는 분도 계실 테고, 오랜 기간 꾸준히 해오는 중인 분도 계실 겁니다. 저는 꾸준히는 아니지만 생각날 때마다 명상을 해왔습니다. 제대로 배운 적은 없지만 책도 읽고 단편적인 교육도 받아보면서 명상을 익혀 왔습니다. 아직 제대로 된 명상을 한다고 말하긴 어렵겠지만, 나름의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명상'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어떻게 해야 단지 숨을 천천히 쉬는 게 아닌 명상이 되는 걸까요?


  명상은 여러모로 정의하기 어려운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명상에 관한 책을 살펴봐도 저마다 조금씩 다른 정의를 내리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한국심리학회지: 건강, [명상의 심리학적 개관]에서는 명상을 '하나의 특정 대상에 의식을 집중하는 훈련을 통해 의식의 변경과 주관적 각성을 확대해 가는 과정'으로 정의했습니다. 다시 풀어 말하자면, 우리의 오감 중 하나의 감각에 집중해봄으로써 지금 현재에 의식을 맞추고 알아차림을 키우는 훈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각 중에서는 가장 대표적으로 '호흡'에 집중을 합니다. 숨을 들이쉴 때 콧구멍을 지나는 시원함, 숨이 가득 차서 부풀어 오르는 배, 숨을 내쉴 때 호흡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감각까지 집중해서 느끼는 겁니다. 집중할 감각은 꼭 호흡이 아니어도 됩니다. '건포도 명상'이라는 방법에서는 우리의 오감을 모두 사용하기도 합니다. '바디스캔'이라는 명상법에서는 전신의 감각에 집중하기도 하죠. 호흡 명상이 대표적인 이유는 명상법 대부분의 기초가 되고, 언제 어디서든 시도할 수 있는 간편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명상을 했을 때 나타나는 변화


  제가 처음 명상을 알게 된 건 심리학 공부를 하며 '인지행동치료'를 배우게 되었을 때입니다. 명상법을 활용한 '마음 챙김 기반 인지치료'가 함께 소개되어 있었죠. 여기서 마음 챙김이라는 것이 명상을 통해 이루어지는 심리적 안정을 뜻합니다. 현재는 뇌과학적으로도 명상의 효과성이 충분히 증명이 되었기에 심리학 영역에서도 아주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추세입니다. 아직 대중적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점점 활용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명상이 구체적으로 어떤 좋은 점이 있는 걸까요? 우선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줍니다. 그리고 우리 몸의 안정과 진정을 담당하는 부교감신경계와 각성 상태를 담당하는 교감신경계 간의 균형이 이루어지도록 돕습니다. 과도한 걱정이나 생각에 몰두하기보다는 지금 현재의 행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하죠. 내 감정을 좀 더 잘 알아차리게 만들고 그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거리를 두고 바라볼 수 있게 해 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감정이 과장되거나 축소되는 일 없이 있는 그대로 살피며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장점들이 한 차례 짧은 명상을 한다고 일어나는 건 아닙니다. 지속적으로 연습한다는 걸 전제로 일어나는 것이죠.


  저를 포함한 많은 현대인들이 늘 과도한 긴장과 불안감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내일 있을 일을 미리 걱정하고, 지난 일을 후회하면서 내 삶이 이대로 괜찮은지 끝없이 의심하곤 합니다. 이로 인해 불안을 통제하려 강박적인 생각과 행동을 나타내기도 하고, 심한 감정 기복에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즐거운 일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늘 바쁘게 사는 데도 나아지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형태의 고민이지만 그 안에는 '지금 현재'를 살지 못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단 하루도 오늘을 살아내기 힘든 아주 기괴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죠. 분명 몸은 오늘에 있는 데도 말입니다.




다양한 명상 방법


  위에 언급한 고민을 포함하여, 만약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서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면 명상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올바른 명상을 꾸준히 해나가야 효과를 발휘할 테지만, 그래도 간단하게나마 시도를 해본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제대로 된 지도를 받으며 명상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명상에는 아주 다양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호흡 명상'부터, 위에서 언급했던 '건포도 명상', '바디스캔', 최근에는 심리학 영역에서 활용하기 위해 고안된 '자애 명상', '담요 명상' 등 많은 방법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몇 가지를 소개하며 오늘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1. 수식관 호흡

  첫 번째로 '수식관 호흡'입니다. 호흡 명상에 숫자를 세는 걸 더한 겁니다. 호흡을 할 때는 코로 들이쉬고 입으로 내쉬는 걸 기본으로 하지만, 만약 비염이 있거나 다른 이유로 인해 코로 숨을 쉬는 게 너무 힘든 분들은 숨을 들이쉴 때 코와 입을 번갈아 사용해도 괜찮습니다. 가능한 길게, 10초 정도 들이쉬고, 3초가량 멈춘 다음 10초 동안 내쉬려고 노력하면 좋습니다. 들이쉬고 내쉬는 것까지가 1회로, 숨을 쉬는 횟수를 세면서 이어갑니다. 단순히 호흡만 하는 것보다 숫자를 셈으로써 집중을 붙들어 놓을 곳이 있어 명상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도움이 됩니다. 만약 잠시 딴생각이 떠올라 세고 있던 수를 잊어버린다면, 다시 1부터 시작해봅니다. 아마 처음엔 20을 넘기기 힘들 겁니다. 그래도 잊고 다시 세기를 반복하는 동안 마음이 차분해지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2. 걷기 명상

  다음은 '걷기 명상'입니다. 가만히 앉아서 호흡하는 게 잘 맞지 않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걷기 명상을 할 때는 ‘오늘은 5km를 걷겠다’와 같은 목표를 정하지는 않는 게 좋습니다. 단지 걷는 행위 자체에 집중하면서 걷는 감각이 분명하게 느껴질 때까지 걷는다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발을 떼고, 발을 딛고, 반대쪽 발을 떼서 딛고, 걷는 동작 하나하나에 집중해보는 겁니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아주 좋은 명상 방법입니다.


  가장 시도하기 쉽고, 자주 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요즘 명상에 대한 인기가 계속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검색을 통해서도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많이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오늘은 자기 전에 3분 정도 명상을 해보면 어떨까요? 저는 최근에 수식관을 하며 100을 세는 데 성공하여 아주 뿌듯했습니다. 여러분의 마음도 한결 편안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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