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리 없던 삶

마흔두 살의 첫 촉촉노가리

by 모도 헤도헨

마흔두 살에 처음 '노가리'를 먹었다.

처음이 아닐지도 모르는데, 아무튼 기억엔 없다.


안주로 나온 '촉촉노가리'를 보고

처음으로 술자리를 함께한 사람들에게,

"나, 이거 처음 먹어봐요."

했더니, 다들 눈이 땡그랑.


그 전에 뭐하고 살았던 거지?

그들도 나도 궁금한 일이다.


한 달 전 언젠가 회식 자리에선,

술 대신 먹을 음료를 찾다가 '레몬 슬라이스'라는 걸 시켰다.

잠시 후, 맥주잔이 오고..

내 앞엔 슬라이스 된 레몬이 작은 접시에 놓여 있었다.


서빙해준 점원을 땡그란 눈으로 쳐다보았더니,

"주문하신 레몬 슬라이스예요." 했다.

당황스런 어조로 "어떻게 먹어요?" 했더니,

"보통은 토닉워터랑 술이랑 같이..."


하하.

술이고 안주고 이토록 모르다니.


내게 노가리 까는 법과 먹는 법을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그를 보며 생각했다.

노가리도 못 먹고 산 날들에 대해 기록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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