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낮을 잃어버린 사람들

by 몽중상심

사람들 붐비던 대낮에는

나만의 거처를 잃어

방황하고 헤매며

시간을 보낸다

차가운 날씨만큼이나

시린 사람들의 시선

비루한 나의 옷차림 때문일까


맘 놓고 쉬지 못한 지 오래다

단 한번 마음먹고

시작할 용기가 없어서

기차역을 어슬렁거리다 보면

해가 지고, 밤이 찾아온다


아아, 밤은 내 쉼터를

허락받는 유일한 시간

숨었던 모두들 한데 나와

왁자지껄 떠들고 자리를 잡아

불편한 바닥에 드러누워

신문지 몇 장 걸친다


눈 살짝 감았다 뜨면

어느새 해가 밝아오고

언제 그랬냐는 듯

모두가 뿔뿔이 어디론가 사라진다

분주한 사람들의 발걸음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때 각 때 각

그들의 말발굽 소리가

들리기 전에

얼른 다시 숨어야겠다

얼른 다시 숨어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