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익숙했던 고독이
10년 만의 재회처럼
낯설어졌다
혼자서 더 많은 공기를 마시고
많은 곳을 누비고
사색을 즐기고, 바람을 홀로 맞고
떨어지는 낙엽의 처지에
연민을 느끼고
그 모습 속에서 내 슬픔 또한
함께 떨어진 듯했는데
곁에 있다는 것을 느낀 이후로부터
공허의 빈자리가 자꾸만
스멀스멀 커져만 간다
아무것도 없었다가
스리슬쩍 생겨났다가
다시 없어지는
비어있는 그림자의 꼬리를 물어
싹둑싹둑 잘라내어
내 몸을 가릴 망토라도
만들 수 있으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