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 도로

낡아감의 흔적

by 몽중상심

가득 찬 도로 위의 차들에 짓눌린

아스팔트는 숨구멍조차 없어서

깊은 한숨 토해내지도 못한 채

끊어질듯한 허리 부여잡고서는

하루하루 타이어의 열에

지워지고 벗겨지는 그들의 피부를

그저 바라보기만 할 뿐이다


태어남과 동시에 짓밟히는 삶

지독한 매연을 공기처럼 마시는 삶

뜨겁게 지져지고 사람의 손길 없이

혹독한 사계절을 보내며 녹아가고 굳어가는

그런 아스팔트의 삶


인간들이 자꾸만 괴롭히니

그 튼튼한 몸에도 각질이 벗겨져

데굴데굴 어디론가 굴러가고

상처받고 낡아가며 세월이 흐르니

오래된 도로가 되었다

하지만 쌓여온 세월에 대한 예우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으며

늘 그랬듯 인간에 의해

숨통이 옥죄어지는 삶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