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도시의 풍경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나무들의
벗겨진 피부에 자꾸만 눈길이 쏠린다
누가 저렇게 긁어냈길래 잎이 마르고,
여린 속살이 부끄럼없이 고개를 내비쳤을까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메말라가고 썩어가는 처지가
내 마음을 보는 것 같다
가로수에 수많은 나무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씩
심어놓은 것일까
매연과 먼지를 마시면서
숲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진 않을까
노랗게, 빨갛게 물들어가는 색이
나무의 신호등이었을까
나는 붉은 신호에 멈추어
나무를 물끄러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