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빽하게 놓여있는 건물들의 심상
쿵 쿵 쿵
좁은 땅에 가득 채워버린 건물들
누가 누가 더 크나 아웅다웅 다툴까
하지만 이미 알고 있는 걸
차갑고 어두운 건물들은 너무 지쳐서
출퇴근만으로도 다크서클이 한가득
그래서 해가 떠있는 동안에
건물들의 다크서클이 그렇게 짙게
그림자 져있는 것일지도 몰라
아파도 티 내면 안 돼
부실한 게 보이면
부서져버릴 테니까
바스러지는 게 보이면
박살 나버릴 테니까
콘크리트 마스크를 온몸에 둘러
내 고통을 숨겨야 해
파괴당하지 않기 위해선 말이야
내 속엔 늘 사람들이 채워지고 비워지지만
그들의 마음속엔 내가 없어서
따뜻하거나 식지도 못하나 봐
저 멀리 시골에 가서 우뚝 서있으면
맑은 공기 실컷 마시며 살 수 있을까
미워할 이 없이 오롯이 서 있을 수 있을까
나는 건물의 운명이
가슴이 사무치게 밉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