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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민 Jun 03. 2017

#15 나도 반바지가 입고 싶다.

2016.6.27.

나는 반바지가 입고 싶다. 가끔 교사들이 학교에서 복장이나 헤어스타일 문제로 고충을 올리거나 성토하는 글을 가끔 본다. 너무나 이해되는 문제이다. 교사가 강렬한 머리색을 가지거나, 신체 부위가 많이 드러나는 옷차림, 셔츠에 프린트, 브랜드 마크가 많이 혹은 크게 들어가는 옷차림을 하는 것에 대한 나의 생각을 말하고자 한다.(어떻게 보면 보수적인 생각에 가깝다.) 패션은 나를 표현하는 것이고, 개성은 존중되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교사의 옷차림은 단순히 보이는 것에 멈추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하루 종일 누군가의 눈에는 계속 어른거리고 나의 행동과 모습 하나하나에 호기심을 가지는 누군가가 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네가 하고 싶은 게 있더라도 그게 누군가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 고민해봐야 한다고 이야기하지 않는가? (환 공포증을 가지는 사람도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잔줄무늬를 보면 어지럼증을 느낀다. 어떤 날은 아이들이 하루 종일 머리만 지켜보길래 거울을 봤더니 머리 가르마가 이상하게 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교사의 외적인 부분은 누구의 간섭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나와 함께 하루 종일 있으면서 나를 지켜볼 아이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것이 옳다. 내가 그들과 함께 활동할 때 불편하지 않고, 시야를 방해하지 않으며,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을 수 있도록 말이다. 아이들이 좋다고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땀을 뻘뻘 흘리는 나를 보고 "선생님, 더워 보여요. 반바지 입으세요" 한다. "선생님도 덥긴 한데, 반바지 못 입을 것 같네?" "에이, 보는 저희도 더워요!" 아이들의 허락은 구했다. 그러나 반바지 입을 수 있을까? 나도 반바지가 입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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