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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민 Jun 03. 2017

#28 객관적 사실에 대하여

2016.10.27.

우리는 객관적 사실을 볼 수 없다. 

객관적 사실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받아 들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이 A라고 가정했을 때, 한 가지 사실에 담겨진 A와 B중 A만 받아 들이는 것이다. 이를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라고 한다. 전과가 있어도 경제만 살리면 대통령으로 뽑아줄 수 있다는 사고가 대표적인 예일까? 이렇게 축적된 사실정보는 차후의 객관적 사실에 대한 검열을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의 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정보에 대한 비논리적인 공세를 퍼붓는다. 이를, 선택적 지각 (selective perception)이라고 한다. 축구에서 흔히 보는 장면이다. 우리편이 태클하면 과감한 행동, 상대방이 하면 매너없는 행동. 


이러한 사고를 언론 등의 미디어가 마치 '모두가 그렇게 생각해, 너만 몰랐어?"로 밀어붙인다면 우리는 그 신념을 비판없이 받아 들인다. 이것은 편승 효과 (bandwagon effect)이다. 한 사실에 대해 그것을 따르는 사람의 '수'가 증가할 수록 논리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수는 언론이 쉽게 조작할 수 있다. 


블로그나 쇼핑몰에서 조회수나 별점이 많은 쪽의 물건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방송 탄 맛집에 구름처럼 몰려가지만 '이상하게 맛은 없더라~'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자신의 의사결정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 선택 지원 편향 (choice-supportive bias)이라고 부른다. 내가 힘들게 찾아간 맛집이 맛이 없다고 느낀다면 주방장이 음식을 못한다기 보다 내가 음식먹을 줄 모른다고 생각하거나, 내 입맛이 특이하다고 생각해버리는 것이다. 


이것은 대상에 대한 집착이라기 보다 내 생각이 무너진다는 공포 때문이다. 그러므로 첫 단추를 잘 꿰려면 최초 사실을 균형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눈이 필요하고, 어린 시절의 성평등 교육, 인권교육, 올바른 역사교육에서만 얻을 수 있다. 이미 성장해버렸다면? 그럼 많은 사람을 만나고 경청해봐야 한다.


내 마음에 들지않고 내 의견과 달라도 묵묵히 참고 듣는 연습을 해야 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다 큰어른은 여러 사람을 만나야 한다. 한 사람만 만나면 안되는 거다. 우리는 객관적 사실이 있지만, 볼 수 없다. 그러나 다른 의견이 있다는 것은 알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민주주의에서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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