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3. 새 학기 업무분장표를 받아 들고
장면 1. "이 일은 여자 선생님이 감당하기는 어렵고 남자 선생님이 해줘야 할 것 같아.."
장면 2. "선생님이 처리해 주세요. /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어요. / 솔직히 하기 싫어서요..."
장면 3. 특정 사람 몇 명에게 개미떼처럼 붙거나 혹은 뜬금없이 학기 중에 옮겨 붙는 업무들. 젊으니까, 부장이니까, 승진 준비하니까 혹은 초빙이어서, 남자니까, 혹은 그 반대라서.
당연히 상처받아도 괜찮은 존재가 있다. 지금의 학교는 몇 명의 희생이 없으면 유지될 수 없는 구조일까? 누군가가 반드시 상처받아야 누군가는 웃을 수 있는 구조일까. 경력이 많을수록 당당하게 "안 하겠다, 못하겠다"라고 말할 수 있는 꿈의 직장. 생각해보니, 그들도 젊은 시절 얼마나 악에 받쳤으면 후에 반드시 그러리라 다짐 하진 않았을까 하고 이해가 된다. 나는 딱히 승진 준비를 하는 건 아니지만, 내가 이 업무를 하면 더 많은 후배 선생님이 행복하게 아이들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힘들 때에도 마음을 다잡는다. (내가 신규 때 나의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래도 과정에서 대화에서 결과에서 소문을 통해서 그렇게 우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