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민 Jun 11. 2017

#64 참신한 개소리

2017.3.15. 독신이면 외롭고 불쌍하다고?

조선시대, 마을에 결혼 안 한 노총각이나 노처녀가 있으면 고을 수령은 문책을 당했다. 당시 결혼은 노동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자 전통을 유지하고 결속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결혼은 공동체의 의무였다. 

현대로 와서는 개인 삶의 질과 기호를 중요시하게 여긴다. 게다가 현대의 결혼은 더 이상 노동인구 생산 혹은 전통의 유지, 결속력 강화와도 먼 이야기가 돼버렸다.
(우리의 요즘 결혼식은 전통방식도 미국식도 유럽식도 아닌 데다가 애매한 전통(혼수나 폐백)은 남아서 그저 신랑 신부를 괴롭히는 폐습처럼 느껴진다. 결혼식 와서 식을 보고 축하하는 것보다 식당에서 전쟁같이 밥을 먹고 얼굴만 비추는 의미. 누굴 위한 돈잔치인지 모르겠다. ) 

같이 있고 싶은 사람과 오래 있고 싶다는 선언 정도의 의미랄까. 그러므로 최근에는 미혼이라는 말보다 비혼이라는 말을 쓴다. 더 이상 의무가 아니라는 뜻이다. 미디어에서 자택으로 돌아간 한 여성에게 결혼도 안 하고 가족이 없어 외로운 사람에게 검찰 조사는 가혹하다고 말하는 사람을 봤다. 결혼과 가족의 유무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분은 가족 대신 선택한 승마가족이 있지 않나, 결혼을 안 해서 외롭다고 하는데 인간은 원래 외로운 존재다. 결혼하신 분들께 여쭤봐라. 덜 외롭긴 하겠지만. 

그러므로 결혼을 고독함이나 외로움, 가족의 구성 혹은 불쌍함과 연결 짓지 마라. 그건 그냥 개인의 선택일 뿐이며 성향과 성품의 문제다.

매거진의 이전글 #63 저를 여기서 빼내 주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