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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래텀 May 12. 2016

매력적인 사업계획서는 어떻게 써야할까?

스타트업에게 사업계획서는 중요하다. 인지도가 없는 상황에서 해당 내용을 근거로 회사에 대한 1차 평가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더불어 사업계획서는 팀(team)이 중요한 스타트업에게 인재를 합류시킬 수 있는 주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사업계획서 상당수가 가장 먼저 기업소개를 하고, 이 사업을 왜 하는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가 주를 이룬다. 순서로 놓고보면, 기업소개와 사업의 목적, 시작동기, 회사 위치, 연혁표 및 성과, 수상내역, 자본 상황 및 투자유치 상황, 멤버구성,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과 최종 목표 순으로 배치된다. 디자인과 도식화를 빼고 나면 큰 내용의 틀은 거의 유사하다.


하지만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위 열거한 내용은 회사소개서로서는 의미가 있을 지언정 사업계획서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외부 조언자들이나 VC들이 원하는 내용에는 다소 미흡하다. VC들은 스타트업의 사업계획서를 볼 때 자신의 파트너를 고르는 입장에서 바라보지, 기업의 설명을 듣는 대중의 입장이 아니라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기업을 평가하는 이들이 사업계획서에 주로 보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핵심제공가치, 수익공식, 핵심자원, 그리고 핵심 프로세스다. 이 내용이 사업계획서에 반영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사업계획서에는 무엇이 들어가야 할까? 그리고 타인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가 ‘사업계획서 작성과 투자자 피칭’ 강연을 통해 이 부분을 설명했다. 아래는 그의 강연을 정리한 내용이다.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


사업계획서는 왜 만드는 것일까?


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가 말하길 ‘어떤 현상을 숫자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것이고, 정확히 모른다는 것은 관리할 수 없다는 것이고, 관리할 수 없다는 것은 현재의 상태를 개선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했다. 다이어트를 할 때에도 현재 상황을 알고 있어야 제대로 할 수 있다.  사업계획서는 창업자에게 회사의 사업 방향에 대한 기준을 잡아준다. 스타트업 이라는 기계를 설계한다 치자면 사업계획서는 설계도다. 빠르게 성장하려면 설계가 잘 잡혀있어야 한다.  사업계획서는 내부 임직원에게 회사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공감대를 제공한다.  사업계획서는 투자자와 협력사가 우리 회사와 함께 했을 때의 이익에 대해 설명 – 설득하는 도구다.


일반적으로 사업 계획서는 계속 문서화하고 업데이트하면서 정리하는 게 좋다. 이 때 사업목표가 명확하지 않으면 실행할 수도 없고 조력을 구할 수도 없다.


좋은 사업계획서의 조건은?


앞서말한 기준, 공감, 설득 세 가지를 하나의 문서에 담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세 가지 버전의 사업계획서를 각각 만들고 모두 모순 없이 맞아 떨어지게 만드는 것은 더 어렵다. 즉, 하나의 문서로 기준을 담고 공감을 한 뒤 설득할 수 있어야 좋은 사업계획서다. 잘 만들어진 사업계획서는 나와 임직원, 외부조력자 모두 설득할 수 있는 문서다.


좋은 사업계획서는 우선 ‘기준’이 되기 위한 사실 위주의 서술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공감’을 얻기 위한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하고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대표들은 이 방식을 어려워한다. 문서에 허세를 부리기 때문이다. 더불어 소름 끼칠 정도로 구체적으로 써야 한다. 그래야 많은 이가 공감한다.  ‘설득’을 하기 위한 납득 가능한 미래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도 초보 대표들이 잘 못한다. 과거 얘기를 언급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자사에는 카이스트 출신 공학자가 11명 있다. 고로 성공이 가능하다.’ 라고 쓰는 것이다. 이러면 곤란하다.  


형식 : 텍스트와 다이어그램을 적절히 활용하자


극단적으로 나누자면 사업계획서는 텍스트 기반과 다이어그램 기반이 있다. 보통 사업계획서는 메일로 전달하거나 실제로 발표할 때 용도로 사용된다. 문서와 PPT 버전 두 가지를 모두 만들어야 할까? 아니다. 파워포인트와 키노트 등을 이용해 슬라이드 덱으로 제작하면 된다. 텍스트와 다이어그램을 적절히 섞고 가독성 좋게 만든 뒤 피칭할 때 수정하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해두는 게 좋다. 중립적 버전인 상위 방식을 가지고 응용하는 것은 쉽다.  


분량과 목차 : 15장 정도가 적절


사업계획서를 논문처럼 쓰는 것은 좋지 않다. 보편적으로 제작되는 사업계획서가 30 ~ 50장짜리다. 이러면 VC가 잘 읽지 않는다. 아마추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짧게 잘 만들어진 계획서를 보면 전화를 하게 된다. 궁금증이 생겨서 만나자고도 한다. 고수들은 10페이지로 압축해서 만든다. 평균 15장 정도의 사업계획서면 된다. 다만 내용이 짧기 때문에 목차가 중요하다. 목차 등은 세쿼이어 벤처캐피탈, 500스타트업, 포브스 매거진에서 제시한 계획서 등 예시를 참고하면 된다.  

          

[세콰이어 벤처캐피털이 제안한 사업계획서]


1. 설립목적: 한 문장으로 쓰라          

2. 문제          

3. 해결          

4. 왜 지금인가          

5. 마켓사이즈          

6. 경쟁업체          

7. 생산품          

8. 수익모델          

9. 팀          

10. 재정        


각각 한 페이지면 된다. 표지포함 10페이지다. 어렵지 않다.      

      

[500스타트업이 제안한 사업계획서]


티저 이미지를 보인 뒤 엘리베이터 피칭이 가능할 만큼 짧게 제작


1. 문제          

2. 솔루션          

3. 마켓 사이즈          

4. 비즈니스모델          

5. 회사만의 강점          

6. 경쟁업체          

7. 마케팅 계획          

8. 경쟁자        


위 항목이 사업계획서의 권장 항목이다. 위 형식의 사업계획서는 실제로 받아봤을 때 무리 없이 읽힌다. 숙제라고 생각하지 않고 계속 수정하고 고쳐야 좋은 사업계획서가 나온다.


좋은 사업계획서는 스토리텔링이 있다. 


사업계획서는 스토리텔링이 매우 중요하다. 매끈하고 매력적인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하나의 문서로 기준, 공감, 설득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재미있는 사람이 되어야 사업도 끌린다. 재미없는 사람이라면 노력과 연습을 해서 재밌어 져야만 한다.


첫 번째 연습으론 ‘이야기’를 만들어보는 것이다. 다만 사실이어야 한다. 형이상학적인 얘기를 하면 서비스를 팔 수 없다. 쉬운 이야기로 대중에게 접근하자. 사업계획서는 영웅담 버전으로도 쓸 수 있다. 보통의 형식은 이렇다.


시작에는 고통이 있다 -> 훌륭한 용사 등장(사례언급) -> 보상 제시 -> 실제로 시도해 봄 -> 어벤저스 팀 등장 -> 적을 무찌르기 위한 어떤 요소


끝까지 듣게 만들어야 하고 생기발랄 해야 한다. 예시로 응용해보자.  


-problem : 다들 이런 문제 겪으시죠?  


-solution : 그걸 이렇게 풀었습니다.  


-market opportunities :시장이 커서 제품 출시만 되면 돈방석이예요.  competitor: 몇 개 비슷한 회사들이 있지만 우리와는 상대가 되지 않아요.  


-Traction validation : 벌써 이런 성과들이 나오고 있어요 -> 이 지표가 있으면 투자자 및 유관 관계자들에게 점수를 많이 딴다. 이때 비슷한 업종의 회사가 얼마나 투자 받았는지 도표를 그려보자. 큰 숫자일수록 꼭 기입하자. 업체들은 투자할 회사가 큰 숫자를 가졌을 수록 안심하는 경향이 있다.  


-product : 돈은 이렇게 벌 겁니다.  


-B.M : 모객은 이렇게 할 겁니다.  


-Team : 이 모든 것을 해내기 위한 팀이 있어요.  


-Investment ask : 자금적으로 도와주시면 좋겠다 -> 이 부분을 작성할 땐 재무제표 보고 면밀히 분석할 필요는 없다. 다만 회사의 현금 흐름표 정도는 쓰는 연습을 하자. 가계부를 엑셀로 정리하는 연습을 들이자. 다음달 매출을 예측해 보고 실제로 얼마나 늘고 줄 지에 대해서도 알아야 회사의 흐름을 알 수 있다. 대표들은 이런 연습을 해야 한다.


위의 사업계획서를 투자자가 받아본다면 이런 반응일 것이다.  


-잘 모르겠지만 대략 이런거 하는 쿨해보이는 회사네.  


-나도 그런 문제가 있다.  


-와, 독특하게 잘 해결했네. 


-저 만들기 어려운걸 거의 다 만들었네.  지금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거네.  


-나 비슷한 거 하는 다른 애들 몇 아는데? -> 이 때 대표는 해외 스타트업 뉴스, 유사업계 지식 등을 세세히 알고 있어야 한다. 투자자는 알고 있는데 업계 관계자가 모르면 곤란하다.  


-벌써 숫자도 좀 나왔네.  돈 버는 방법도 구체적이네. -> ‘유저가 많으면 돈 벌기 쉽겠지’ 라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오산이다. 사업 모델은 분명해야 한다.  


-고객을 어떻게 모을지도 알고 있는 것 같네. -> 앱스토어에 서비스가 올라가면 유저가 몰릴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마추어적 발상이다. 계획이 명확해야 한다.  


-지금까지 이야기 한 것들을 직접 해낼 수 있는 팀인가? -> 무작정 고학력자가 팀에 많은 게 좋은 것은 아니다. 스타트업 팀원은 각자 역할을 맡아 상보적으로 일해야 한다.  


-저 정도 상황이면 3개월 내에 돈 떨어지겠구나. -> 투자자의 펀딩 결정은 비슷한 회사가 어떻게 성장했는지에 대한 데이터에 근거한다.


한 장의 슬라이드로 이 회사가 일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건 이성이 판단하지 않는다. 직관적이고 감성적으로 이뤄진다.


스토리 텔링을 강화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첫선을 보일 때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한달 전엔 만원이었는데 지금 얼마를 번다’가 ‘현재 얼마인데 미래에 얼마 벌 것’이라고 말 하는 것보다 좋다. ‘수입 비결을 찾아봤더니 이랬다, 그래서 우린 이 방법을 발전시켜 10만원을 100만원으로 올릴 수 있다’고 하는 게 중요하다. 


-세콰이어 캐피탈에선 엘리베이터 피치는 짧고 명확하게, 강력하게 설명하는 게 좋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업에 대한 모든 얘길 하는 것이 아니라 흥미를 끌게 하는 것이 엘리베이터 피치다(short, simple, memorable). 모든 피치는 엘리베이터 피치에서 시작하길 바란다.  


-문제를 공감시켜야 한다. 스타트업의 본질은 문제를 내고 해결하는 것이 스타트업이다. 문제가 정말 중요하다. 한국의 스타트업은 문제를 쉽게 찾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 안 된다. 또한 문제는 명확할수록 좋다.  


-해결이 되면 우리 삶이 어떻게 나아지는지를 서술하자. 스토리텔링의 백미는 사례 언급이다.  


-벤처캐피탈은 불평등한 경쟁우위를 선호한다. 강점에 대해 짧게 설명해도 수긍한다면 된다. 노력은 말이 아니라 숫자를 통해 객관적으로 변화시킬 때 비로소 유의미하다.  


-본질이 훌륭해도 데모 시연할 때 버벅거리면 실패한다. 그만큼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TAM(Total Available Market)/SAM(Served Available Market)/SOM(Serviceable Obtainable Market)숫자로 써야 한다. VC들이 이걸 구체적으로 보는 건 아니지만 대표가  이 수치를 모르고 있다면 곤란하다.  


-마켓사이즈는 클수록 좋다. 많은 이들이 착각한다. 작은 시장을 다 먹으면 좋은 것처럼 보이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큰 시장을 선호한다.  


-처음부터 신기한 비즈니스 모델은 안 쓰는게 좋다. 제품은 신선할수 있는데 제품 구매 방법이 바뀌는 건 대중들이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케팅 계획은 마케팅&성장 전략이다. 스마트폰이 보급이 덜 됐을때는 앱이 귀했다. 몇백만 다운로드가 쉬웠던 이유다. 현재는 다운로드 받은 앱을 쓰게 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10만 다운로드 한 것도 잘했다고 하는 세상이다. 유저수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 다운로드 수는 중요하지 않다. 이런 지표를 높이기 위한 계획이 필요하다. 사업계획서에 구체적으로 얘기할수록 좋다.  


-팀은 그냥 좋은 사람들의 모임이 아닌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들의 모임이어야 한다. 테크 경험이 많은 괴짜, 회사를 팔아본 경험이 있는 경영자, 고객을 끌어오는 마케터. VC들은 이 세 가지를 좋아한다.


앞서 말한 내용을 압축하자면, 사업계획서는 기준, 공감, 설득을 위한 하나의 통합되고 간결한 문서로 강력하고 유기적인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돼야 한다. 프리젠테이션 형식으로 10-20페이지면 충분하며 언급한 10개의 목차를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이것들은 단 한번에 완성되지 않는다. 매주 매달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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