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날, 그날은 먹고 싶은 것으로

by 마잇 윤쌤

초등 4학년 딸아이가 오늘 친구들과 현장체험학습을 떠났어요.


요즘은 여러 안전상의 문제로 현장체험학습을 일체 다니지 않는 학교들도 많다보니, 이런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랍니다.


며칠 전부터 얼마나 설레 하던지,


어제는 친구들과 도시락 메뉴 이야기를 나눴다며 신이 나서 말하더군요.



"엄마, 애들이 나한테 뭐 싸올 거냐고 물어봤어.

그래서 스팸 주먹밥을 싸올 거라고 했지!"



이야기하는 딸아이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어요.



"그랬더니 친구들이 우와, 너네 엄마 짱이다! 그랬어!"


"오잉?? 왜??" 하고 물었더니,



다른 집 엄마들은 "스팸은 몸에 안 좋다"며 안된다고 했다네요.



그 말을 듣고 딸아이와 저는 빵 터졌어요.

저도 매일 스팸만 주는 건 아니거든요.


그래도 소풍 날엔, 먹고 싶은 거 좀 먹을 수 있지 않을까요? 하루 쯤은 괜찮잖아요.


저염 스팸을 준비해서 한번 데치고, 기름기 빠지게 구워서 딸아이가 좋아하는 스팸 주먹밥을 아침 일찍 정성껏 준비했어요.



딸아이가 어릴 때부터

저의 육아 원칙 중 하나는


"아예 금지"보다는

"적당히 괜찮아"였어요.


과자도, 인스턴트도, 비타민도 마찬가지였죠.


너무 강하게 금지하면

오히려 아이가 더 집착하고 바라게 될 거라 생각했거든요.


먹는 것도 결국 배움이고,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조심해야 할 아이들도 있지요. 알레르기나 체질 때문에 어린이집 등원할 때부터 모든 것을 집에서 챙겨와야 하는 아이들도 있었어요.


그런 아이들의 엄마는 얼마나 애가 탈까요.

그 마음은 정말 이해해요.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도 더 깊이 배워가요.


육아에서 "다름"은 결코 틀림이 아니라,

그저 다른 선택과 상황이라는 것을요.


오늘, 딸아이는 스팸 주먹밥이 정말 맛있다며

엄지척 사진을 보내주었어요.



아침 일찍 일어나 도시락 싸느라 좀 힘들었지만,

딸아이에게 좋은 추억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소풍날, 그날은 먹고 싶은 걸로 충분했겠죠.








딸과 함께 크는 엄마의 이야기,

우리의 하루에도 다정한 순간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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