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러서 배운 용기

by 마잇 윤쌤

초등학교 4학년 딸아이는 최근 체육 수행평가 : 앞구르기와 뒤구르기를 보았어요.


체육은 유전의 힘이 필요한 과목이라고,

저는 사실 그렇게 생각해왔어요.


저와 남편은 운동신경이 거의 없어요. 자연스레 딸아이도 몸이 유연하지도, 운동신경이 좋은 편도 아니지요.


앞구르기를 처음 배울 때부터 딸아이는 머리를 바닥에 대는 것 자체를 무서워했어요.


그 두려움을 넘어서려고,

어느 날은 침대에서 서른 번 넘게 앞구르기를 연습했어요.


그러다 그만, 침대 헤드에 몸을 부딪혀 엉엉 울고 말았어요.


그날 이후, 앞구르기는 딸아이에게 더더욱 어려운 미션이 되어버렸습니다.


며칠 뒤, 몇 번의 체육시간을 더 보내고 온 딸아이는 씩씩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엄마, 아빠!

반 아이들 거의 다 앞구르기를 하는데 나만 못해!!

나, 너무 자존심 상해!!"



그러면서 남편과 저에게 앞구르기 특훈을 요청했습니다.


그날 밤, 유튜브 영상을 찾아가며 앞구르기와 뒤구르기 맹연습을 시작했어요.


딸아이는 눈물을 흘리며 울고, 몸을 떨고, 무섭다며 훌쩍이며 주저앉았어요.


결국 저는 참지 못하고 이렇게 말했어요.



"울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아.

뚝 그치고 하고 싶으면 눈 꼭 감고 앞으로 굴러!

아니면, 울지 말고 그냥 포기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쭈그려 앉아 울고 있는 딸아이에게 남편이 다가갔어요.


남편은 저보다 훨씬 부드러운 사람이에요.



"체육은 노력한다고 다 되는 과목이 아니야.

못해도 괜찮아. 그냥 다른 과목을 더 열심히 하자."



이렇게 아이를 다독였지요.

사실 들으며, 이것이 위로가 맞는 건가 싶어 웃음도 났지만, 남편과 딸의 분위기는 아주 진지했어요.


남편의 이야기를 듣고도 딸아이는 의지는 완강했어요.



"남들 다 하는데 나만 못하는 건 싫어.

너무 자존심 상해."



그렇게 말하며 엉엉 울던 아이는,

다시 몸을 일으켜 연습을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딸아이는 마침내 앞구르기를 해냈어요. 그 순간, 남편과 저는 눈물이 날 뻔했답니다.



다시 며칠 뒤 체육 수행평가 날,

딸아이는 앞구르기와 뒤구르기를 모두 무사히

"매우 잘함"으로 완수했어요.



딸아이는 집에서의 맹연습 후 학교에서 있었던 몇 번의 체육시간 동안 앞구르기와 뒤구르기를 열심히 연습했답니다.


열심히 노력하며 잘해지는 모습에 선생님들께서도 칭찬도 듬뿍해주셨다고 했어요.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응원해 준 같은 반 친구들로부터는 큰 박수도 받았고요.


매트에 머리를 대는 것도 무서워서 울던 딸아이가 이렇게까지 해냈다는 사실이 정말 믿기지가 않았어요.


수행평가 점수가 중요해서가 아니었어요.


무서워하던 아이가 눈물겨운 연습 끝에

결국 성공하는 모습을 보며 저는 생각했어요.


딸아이는 어떤 일이 닥쳐도 울고만 있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해결해나가는 멋진 여성이 될 수 있을 거라고요.


엄마 아빠도 잘 못하는 체육을

묵묵히 연습하고 해낸 우리 딸...

정말 자랑스럽고, 대견합니다.


앞으로도 그 용기를 잊지 않기를,

무엇이든 노력하면 해낼 수 있다고

믿고 있는 딸아이를

진심으로 응원해 주고 싶어요.








딸과 함께 크는 엄마의 이야기,

우리의 하루에도 다정한 순간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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