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아침, 딸아이와 함께 집을 나섰어요.
이른 시간부터 초등학교에서 수업이 있어, 딸아이의 등굣길과 저의 출근길이 함께였지요.
요즘 딸아이는 가방에 우유에 타먹는 초코 분말을 꼭 챙겨갑니다. 그런데 딸아이는 흰 우유 급식을 신청하지 않았거든요.
무슨 일인지 물었더니, 학교에서 흰 우유가 많이 남는다며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학기 초, 우유 급식 희망 여부를 묻는 조사서를 보고 딸아이는 "먹고 싶지 않다"라고 했고,
저도 "굳이 마시지 않아도 된다"라고 했어요.
물론 남편은 그 결정을 못마땅해했지만, 저는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 주고 싶었어요.
저 역시 어릴 때, 흰 우유의 비릿한 맛이 싫었거든요.
어른이 되고 나서야 그 고소함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지만, 지금도 카페라테보다는 두유 라테가 좋아요.
딸아이 이야기로는 급식 우유를 신청한 친구가 15명 남짓이라고 했어요. 하지만 그중 많은 아이들이 흰 우유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지요.
부모님들은 "그래도 마셔야지!" 하며 신청했고,
결국 매일 남는 우유가 많아진 거였어요.
담임 선생님께서는 남는 우유를 맛있게 먹어 보자며 "초코 분말이나 과자를 가져와 타먹어도 된다"라고 제안해주셨답니다.
그래서 딸아이는 집에 있는 초코 분말을 열심히 챙겨가기 시작했답니다.
친구들과 함께 먹는다고요.
제티와 네스퀵을 골고루 먹어본 친구들은
"제티는 달고, 네스퀵은 고소하다"라고 했다네요.
그 미묘한 차이를 이야기하며
키득키득 웃는 딸아이의 표정이 귀여웠어요.
흰 우유를 꺼리는 취향도
꼭 저를 닮은 것 같아
어느새 저도 함께 웃고 있는 아침이었어요.
언젠가 딸아이도 오늘 아침을 기억하겠지요.
초코 분말을 친구들과 나눠 먹던
초여름 어느 날 아침,
그 기억 속에 행복해하던 엄마도 함께 떠올려주면 좋겠네요.
흰 우유를 꼭 먹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던 엄마를 말이죠.
딸아이의 뒷모습이 작아질 때까지 손을 흔들었어요.
오늘 치 행복은, 아침 출근길에 다 채우고 갑니다.
딸과 함께 크는 엄마의 이야기,
우리의 하루에도 다정한 순간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