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어린이가 힙해지는 중입니다.

by 마잇 윤쌤

요즘 딸아이는 거울 앞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냅니다. 머리를 묶어보기도 하고, 옷을 이렇게 저렇게 입어보기도 해요.


"엄마, 요즘은 이런 게 힙한 거야!" 하며 눈을 반짝 일 때는, 어린이가 아닌 소녀의 얼굴이 보이기도 합니다.


"엄마, 그 친구가 엄청 힙한 옷을 입고 왔어!"



엄마인 제 눈에는 아직도 아기 같고, 귀여운데,

초등 4학년 아이는 이제 보는 눈이 달라졌나 봅니다.


한창 공주와 핑크를 좋아하던 여섯, 일곱 살을 지나,

시크한 블랙만 입겠다는 초등 2, 3학년이 올 때도 그렇게 아쉬웠는데 말이죠.


사실 저는 학교에 갈 때는 단정하고 활동하기 좋은 옷을 입고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체육이 있는 날은 활동복, 체육복을 입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러다 보니 딸아이가 요즘 관심 있어하는

"힙한 옷"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나 봅니다.


생각해 보면, 저도 어릴 때 엄마와 옷 때문에 많이 다투었던 것 같아요.


저와 엄마는 취향이 너무도 달랐어요. 엄마는 클래식하고 깔끔한 스타일을 좋아하셨고, 저는 디테일이 있는 특이한 스타일을 좋아했고요.


그때는 몰랐지만, 다 커서 보니 엄마가 추천하던 스타일은 저의 체형과는 정말 안 어울렸더군요. 엄마는 클래식, 저는 독특한 것.


결국 싸우고 울며 돌아오던 쇼핑날이 떠오릅니다.


옷차림으로 모녀 사이의 틈이 더 벌어지기 전에, 딸아이의 마음을 공감해 주기로 했어요.


오늘 아침에는 하늘색 뷔스티에를 꺼내어 데님 팬츠와 입혀주었어요. 딸아이는 몇 번이나 거울을 보며 옷매무새를 다듬었고, 신나는 얼굴로 학교에 갔어요.


아이의 하루가 오늘은 어땠을지 궁금해지는 하굣길, 딸아이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엄마, 내가 너무 더워하니까,

담임 선생님이 원래 뜨개 옷은 많이 덥단다.

화장실에 가서 조끼를 벗고 오렴~


이렇게 친절하게 말해주시는 거야.

근데 조끼를 벗으면 배가 동그랗게 튀어나와 보일까

봐 그럴 수가 없잖아?


선생님께는 선풍기를 가져왔으니

괜찮을 거라고 했지.

정말 큰일 날 뻔했어!"



아이의 이야기에 정말 빵 터져서 웃었어요.

선생님께 이야기했을 딸아이의 모습이 귀엽더라고요.


이만큼 자라고 있는 걸,

엄마는 이제야 깨닫고 있어요.


귀여운 딸아이가 멋져지는 동안에도 함께 걸어가며 응원해주려고 합니다. 이 순간들도 너무 소중하거든요.








딸과 함께 크는 엄마의 이야기,

우리의 하루에도 다정한 순간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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