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
딸아이는 며칠 전부터 방학 날만 기다렸지요.
"엄마! 오늘부터 방학이에요!"
한없이 밝게 웃는 딸아이의 얼굴을 보며,
저는 마냥 함께 기뻐할 수 없음이 미안해졌습니다.
저는 딸아이의 방학 중에도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은 출근을 해야 합니다. 딸아이의 여름 방학 일정과 제 스케줄을 맞춰보느라, 보름 가까이 시간표만 노려보며 지낸 것 같습니다.
그러다 문득
'엄마는 왜 방학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린 시절, 제 방학을 반가워하지 않던 엄마의 얼굴도 함께 스쳐갔습니다.
매일 아이와 함께 해야 하는 방학의 일상.
단 한 가지 좋은 점이 있다면, 함께 늦잠을 잘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아침부터 시작되는 끊임없는 루틴.
돌아서면 다음 끼니를 고민해야 하고, 간식을 챙기고, 숙제를 봐주고, 함께 운동하고, 학원 데려다주고 데려오기까지...
아이와 있는 것이 싫은 것이 아니에요.
그저, 아이와 함께하는 동안 저의 모든 계획이 '나중에', '다음에'로 미뤄지는 것이 힘듭니다.
엄마니까,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그게 모성이라고 말하지만...
하루가 끝나면
'엄마'라는 정체성만 남고, '나'라는 사람은 점점 흐려지는 기분이 듭니다.
여름의 무더위 속,
하루 종일 함께 있다 보니
아이도 짜증, 저도 짜증.
사소한 일에도 서로의 온도가 금방 올라갑니다.
잘 지내야지,
이 시간을 소중히 보내야지, 다짐하면서도
결국엔 "내가 참아야지"라는 생각으로 도달합니다.
그러다 시터 선생님이 도착하고,
출근길 엘리베이터에 오르면 비로소 숨이 트입니다.
빠듯한 출근 시간에 발걸음을 재촉하면서도,
'아이 얼굴 한 번 더 보고 나올걸' 후회하다가
'이렇게라도 떨어져 있는 시간이 있어 다행'이라는 마음이 겹쳐옵니다.
딸아이의 여름 방학의 끝에는
저에게도 '엄마 방학'이 며칠쯤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이와의 시간도 소중한 만큼, 저의 시간과 일상도 지키고 싶거든요.
서로에게 무리하지 않는 거리,
그 지점을 고민하며 이번 여름 방향을 시작합니다.
딸과 함께 크는 엄마의 이야기,
우리의 하루에도 다정한 순간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