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남편이 친구들과 아빠와 아이들만의 여행을 가겠다고 했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오잉?' 했죠.
남편 친구들 아이들 중 초등 4학년인 딸아이가 제일 나이가 많아서, 더 어린아이들이 엄마 없이 여행을 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됐거든요.
그래도 딸아이는 어릴 때부터 아빠 친구들과 동생들과 만나고 놀았던 기억이 많아서, 함께 여행 간다는 사실에 무척 기뻐했답니다.
딸아이는 엄마가 함께 갈 수 없다는 사실에 잠시 고민하는 듯했지만, 남편이 "아빠가 잘 챙겨줄게"라고 약속하니 금세 안심하며 잘 때 안고 자는 인형을 챙기는 모습이었어요.
사실 남편이 딸아이와 단둘이 여행 가는 것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라 걱정이 많았는데요. 의외로 아주 잘 다녀왔더라고요.
아이들 모두 엄마가 없어서 잘 때는 조금 찾았지만, 대체로 잔소리하는 엄마가 없으니 자유롭고 편안해했다고 해요.
남편 말로는 딸아이가 맏언니답게 동생들도 잘 챙기고, 의젓하게 잘 놀았다며 칭찬이 자자했답니다.
제가 가장 걱정했던 목욕 시간은 딸아이가 자연스럽게 리더가 되어 세 명의 공주님들이 함께 씻었다고 해요. 서로 머리는 각자 감고, 비누칠을 잘했는지 서로 봐주면서 꼼꼼히 씻었다네요.
마지막엔 서로 머리를 말려주며 도와주었다고 해요.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아빠들도 한참 웃었다네요.
그런데 갑작스레 남편도 딸아이도 없는 하루,
저는 이상하게 허전한 마음이 컸어요.
잔소리 안 하고 밥도 안 해도 되는 자유로운 날인데...
막상 뭘 해야 할지 모르겠는 묘한 공허함과 복잡한 감정이 밀려오더라고요. 몸은 편한데 마음은 조금 불편했어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는 하루였어요.
여행이 끝나고 돌아온 남편에게
"다음에는 좀 더 미리 알려줘, 계획을 좀 잘 세워서 놀아야겠어."라며 웃었답니다.
아빠와 아이들만의 여행이 모두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된 것 같아요. 다음 여행이 벌써 기다려지네요.
딸과 함께 크는 엄마의 이야기,
우리의 하루에도 다정한 순간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