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학교 수업이 있어 평소보다 서둘러 부지런히 준비를 했어요. 딸아이에게 아침밥만 챙겨주고 먼저 집을 나서야 했는데요.
평소 같았으면 밥 먹는 것도 지켜보고,
옷 입으면서도 이야기를 하고,
학교 가는 길 중간까지는 꼭 함께 걸어갔을 텐데요.
초등 4학년이지만,
등하굣길에 엄마를 만나면 격하게 반겨주는 아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제 오지 마."라고 말할 때까지 가보려고 해요.
그날이 얼마 안 남은 것 같아서요.
졸린 눈을 비비며 거실로 나온 딸아이는
"엄마 잘 다녀와~!" 하며 손을 흔들어주었어요.
그러더니 제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오늘 왜 이렇게 화장이 진해?"
"얼굴이 너무 하얘졌잖아!"
"파데를 너무 두껍게 바른 거 아니야?"
생각지 못한 말 펀치 세례에 저는 머쓱하게 웃으며 소심하게 방어를 했어요.
"아니야... 엄마는 화장 진하게 안 하는데..."
"오늘 학교 수업이 있어서 비비크림에 파우더만 했어. 파우더가 밝은색이라 그래..."
작게 중얼거리며 해명을 했지요.
준비를 마무리하면서 오늘 입은 옷에 어울릴 신발을 고르기가 어려웠어요. 그래서 딸아이에게 추천을 부탁했어요.
요즘 부쩍 패션과 뷰티에 관심이 많아진 아이답게, 생각보다 아주 괜찮은 선택을 해주더라고요.
확실히... 남편보다는 낫습니다. (비밀입니다)
그렇게 딸이 골라준 신발을 신고 출근길을 나섰습니다. 문득, 엄마 없는 집에서 딸아이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졌어요.
학교 가는 길에 전화가 와서,
"집에서 뭐 했어?" 하고 물었더니,
"엄마 블로그 읽었어."라고 대답하는 딸.
아, 이런 사랑스러운 애독자라니요.
가끔은 짓궂게 엄마를 놀리고,
또 가끔은 누구보다 다정한 응원자가 되어주는 딸...
가끔은 구글에 가서 마잇 윤쌤을 주기적으로 검색해보기도 한답니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고 뭉클하던지요.
혼자 준비하고, 스스로 등교까지 마무리 한 딸이 기특하고 사랑스러워서 아침부터 말펀치를 맞았던 기억도 사르르 녹아내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깨달았습니다.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
엄마는 평생 을이구나.
기꺼이 행복하게, 을로 살아가려고요.
딸과 함께 크는 엄마의 이야기,
우리의 하루에도 다정한 순간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