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래잡기와 친구들의 마음

by 마잇 윤쌤

점심시간, 딸아이 학교에서 전화가 걸려왔어요. 학교에서 오는 전화,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담임 선생님의 목소리였습니다. 딸아이가 점심시간에 술래잡기를 하다가 손가락이 꺾여 보건실에 갔다는 이야기였어요. 많이 울고 있다고 하셨죠.


담임 선생님은 보건실에서 임시로 붕대를 감아주셨고, 병원도 점심시간이라 바로 가긴 어려울 테니, 5교시 끝나고 하교해 병원에 가보시는 게 어떻겠냐고 물으셨습니다. 저도 딸아이도 그게 좋겠다고 했어요.


하교 후 딸아이에게 물어보니,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술래잡기를 하다 친구 한 명의 옷을 잡았는데, 그 친구가 급하게 도망치며 딸아이의 손가락이 반대 방향으로 꺾인 모양이에요.


딸아이가 아파하는 것을 알고 그 친구는 달려와 연신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함께 있던 친구들도 보건실까지 같이 가주며 5교시 내내 "괜찮은지" 챙겨주었다고 해요. 딸아이는 친구들의 따뜻한 마음에 정말 기분 좋았답니다.


정형외과에서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세 번째 손가락 첫마디가 골절되어 있었어요. 겁이 많은 딸아이는 눈물을 뚝뚝 흘렸고, 마취 주사를 맞고, 뼈를 맞추는 치료를 받았습니다. 은색이 반짝거리는 보호대가 작은 손에 씌워졌죠.


저는 평생 깁스를 해본 적이 없는데, 열한 살 딸아이가 골절이라니... 게다가 딸아이는 왼손잡이, 다친 곳도 하필 왼손 세 번째 손가락이에요.


앞으로 3주 동안 보호대를 차고 지내야 한다니, 아이가 얼마나 불편할지, 엄마인 제가 얼마나 신경 써야 할지 걱정이 한가득이었습니다.


병원 진료를 마치고 돌아온 오후, 딸아이는 친구들이 보낸 "괜찮아?"라는 문자를 확인했어요. 친구들의 마음에 감동하며 행복해하던 딸아이.


그중 한 친구는 "괜찮으면, 내가 급식실에서 식판 들어줄게"라고 말해주어, 딸아이와 저 모두 마음이 몽글몽글해졌습니다.


하지만 저녁이 되어서야, 딸아이는 자신이 왼손을 다쳤고, 왼손잡이라는 것을 떠올린 듯했어요. 이제 3주 동안 체육 시간에 농구도, 티볼도 못하고, 친구들과 리코더도, 공기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갑자기 실감이 났는지 눈물을 흘렸습니다.


바보같이, 왜 술래잡기를 열심히 하다 이런 일이 생겼는지 세상 서럽게 우는 딸아이를 보니 저는 웃음이 났습니다. 자기 손가락이 이렇게 소중한 지 처음 알았다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던 딸아이.


그래도 이만하길 얼마나 다행인지...

병원 다녀오는 길에 사 온 스콘을 먹으며,

오늘 하루가 참 다행이라고 말해주어야겠어요.








오늘도 마음을 잇는 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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