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4학년 딸아이가 왼손 가운데 손가락에 보호대를 한 지 보름이 되어갑니다.
왼손 잡이인 딸아이는 연필을 잡을 때도,
단추를 잠글 때도, 세수도, 샤워도 불편하다며 투덜거리고 있습니다.
엄마, 아빠의 손이 늘 필요한 아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딸아이가 말했습니다.
"엄마, 가운데 손가락이 이렇게 소중한지 몰랐어.
의사 선생님이 보호대 빼주면 눈물이 날 것 같아.
좋아서... "
저는 웃음이 났어요.
딸아이의 말이 귀엽기도 하고, 그 말이 이상하게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평소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던 작은 손가락 하나가, 아이의 일상에서 이렇게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나 싶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우리도 그렇더군요.
늘 곁에 있어서 당연하다고 여긴 것들.
건강, 가족, 평범한 하루...
그 소중함을 잃고 나서야 비로소 깨닫곤 하니까요.
저는 치료실에서 발달장애 아이들을 만나며 종종 생각합니다.
아이가 건강하게, 자기 삶을 살아주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자기 몫을 다 한 거구나.
그런데 막상 집에 돌아오면, 저는 어느새 딸아이 숙제 검사를 하고, 아직 하지 않은 숙제를 얼른 하라고 채근하고 있는 엄마가 됩니다. 웃기면서도 마음이 찔립니다.
아이가 손가락 하나로 알려준 진실.
소중한 건 언제가 가까이 있어요.
오늘 하루, 이 순간을 다시 오지 않을 선물처럼 맞이하려고 합니다.
딸과 함께 크는 엄마의 이야기,
우리의 하루에도 다정한 순간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