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미국 홍수 뉴스 화면을 보고 있었어요. 불어난 강물을 피해 대피하던 사람들 사이로 갓난아기를 품에 안고 있는 한 엄마가 보였어요.
집 바로 앞까지 위험이 닥친 상황이었고, 엄마는 구조 대원의 도움을 받아 대피하고 있었죠. 그럼에도 그 아기는 엄마의 품에서 쌔근쌔근 단잠을 자고 있었어요.
그 장면을 오래도록 잊을 수가 없었어요.
그때 여실히 느꼈거든요.
아기에게 엄마의 품은
온 세상이 무너지는 순간에도 안전한,
아주 작고 단단한 세계라는 것을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엄마가 되었어요.
엄마가 놀이치료사, 청소년상담사니 육아를 되게 잘할 거라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알아도 실천하는 게 어려운 게 육아잖아요.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고 기다려주고 싶어도,
어떤 날은 제 감정조차 감당하기 벅찬 날들도 있어요. 아이를 먼저 안아주고 싶으면서도, 퇴근하고 나면, 아무 말도 안 하고, 가만히 누워만 있고 싶은 날들도 있지요.
가끔은 스스로 물어보고 싶어요.
과연 잘하고 있는 걸까.
딸에게 좋은 엄마일까.
누구는 엄마가 천직이라던데...
저는 엄마가 적성에 안 맞아 걱정입니다.
사실 저도, 엄마 인생 1 회차니까...
매일이 처음이고,
매일이 실수고,
매일이 배워가는 시간이에요.
그럼에도 딸아이는
엄마를 온 세상만큼, 우주만큼 사랑해 줍니다.
퇴근하고 돌아오면 달려와 안기고,
토라져 있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가만히 다가와 "엄마, 기다렸어."
그 한마디로 하루를 마무리해 줍니다.
그래도 엄마 하길 참 잘했어요.
아이야,
언젠가 네가 많이 자라서,
엄마라는 사람의 세계를
더 정확히 보게 되었을 때,
엄마가 생각보다 부족하고,
생각보다 흔들리고,
생각보다 작고 작은 세계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부디 실망하지 않기를...
엄마는 매일,
너를 사랑하면서,
엄마가 되어 가고 있어.
마잇 윤쌤
오늘도 마음을 잇는 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