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구와 발야구 사이 자란 승부욕

by 마잇 윤쌤

저는 초등학교 때 체육시간이 참 싫었어요.


운동을 잘하지도 못했고, 제가 몸을 엉성하게 움직일 때마다 친구들이 웃는 걸 보면 부끄러움이 훅 밀려왔거든요.


그야말로 피할 수 없는 수치심이 몰려오는 시간이었어요.


그중에서도 제일 싫었던 건 피구였어요.

왜 피구는 네모칸 안에 사람을 몰아넣고, 공으로 맞추는 규칙을 가지고 있을까요.


굼뜬 몸에 공을 못 받는 손까지...

저는 늘 1순위 공격 대상이었어요.


공을 던지며 이죽거리던 친구들의 표정은 지금도 생생해요. 어쩌다 얼굴에 공을 맞아 안경이 부러지고, 볼에 상처가 난 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중, 고등학교를 지나며 피구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어른이 되어서도 피구를 할 일은 거의 없었어요.


'꼭 해야만 하는 일'이 아니라면, 애써 피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어른이 되어 얻은 특권 같기도 했죠.


그런데 딸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체육시간에 피구를 한다는 이야기를 꺼냈어요.



"엄마, 공이 너무 무서워..."



딸아이의 말에 웃음이 났어요. 저를 꼭 빼닮은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혹시나 체육시간이 딸에게도 무서운 기억으로 남을까 봐, 남편과 함께 요령을 알려줬어요.


공만 보고, 친구들이랑 손 잡고 장난치지 말고, 최대한 재빠르게 피하라고요.


공을 잡는 것은 아직 어렵지만, 피하는 것은 많이 늘었어요. 4학년이 되어서는 거의 마지막까지 남았다고 자랑도 많이 했으니까요.


그런데 어제는 체육시간에 발야구를 했다네요. 수비하는 데 한 번도 공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며 울먹였어요.



"친구들이 대놓고, 야, 내가 할게. 하며 포지션을 바꾸자는데 너무 자존심이 상했어. 속상해."



딸아이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했어요.



"애들은 다들 잘하는데... 나만 못해..."



저는 딸을 다독이며 말했어요.



"주말에 같이 연습하자! 지난번에 앞구르기, 뒷구르기도 연습하니까 잘하게 됐잖아. 걱정하지 마."



그리고 문득 놀랐어요. 저는 딸아이 나이 때, 저렇게 자존심 상했던 적이 있었나... 싶더라고요.


그저 체육시간이 끝나기만 바랐던 것 같은데... 딸아이는 울다가도 눈을 반짝이며, 자기도 잘하고 싶다고 말하는 거예요. 저는 마음속으로 생각했어요.




"딸아이는 나보다 더 단단하게, 더 잘 크겠구나."









딸과 함께 크는 엄마의 이야기,

우리의 하루에도 다정한 순간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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