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1시간 거리에 있는 초등학교 1,2교시 강의를 나가야 해서, 모처럼 서둘러 일어났어요.
올해 들어 가장 춥다는 날이었죠. 자고 있는 딸아이를 깨워 옷도 챙겨주고, 학교에 가져갈 준비물도 챙겨주었습니다. 잠결에도 볼 인사를 해주던 딸아이의 배웅을 받으며 집을 나섰어요.
버스 정류장에 서서 숨을 고르고,
버스에 올라타 이어폰을 귀에 꽂았는데도 연결되지 않는 허전함이 스쳤습니다.
그제야 알았어요.
휴대폰을 집에 두고 왔다는 걸.
아침에 일어나 충전기에 꽂아둔 채 나온 거였어죠. 이미 집으로 돌아가기에는 멀리 왔고, 시간도 여유롭지 않아 그대로 학교로 향했습니다. 다행히 강의할 학교의 학년 반, 교실 모두 기억하고 있었어요.
강의는 무리 없이 잘 마쳤습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
지하철 좌석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다 문득 깨달았어요.
휴대폰이 없으면 큰일 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아니 어쩌면 더 괜찮았다는 걸요.
버스 창밖의 풍경을 오랜만에 제대로 바라보았고,
지하철이 들어오는 소리와 사람들 발걸음도 더 선명했어요. 알람이 울리지 않으니 정신이 분산되지도 않고, 정류장을 지나칠 일도 없더군요.
무엇보다... 조용했어요.
그 조용함이 좋았어요.
문득, 이 조용함을 휴대폰에 너무 많이 내어줬구나 싶었어요.
집에 도착하니,
그 휴대폰은 말 그대로 충전기에 잘 꽂혀 있는 채로 저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딸아이는 아침에 제가 두고 간 것을 알고는 바로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고 해요. 그리고 하굣길에 전화를 걸어 묻더군요.
"엄마, 오늘 괜찮았어?"
그 한마디에 괜히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딸아이가 학교에서도 엄마 생각이 났다는데, 왜 이렇게 신이 나던지요.
휴대폰 없는 아침,
잠깐의 불편함 뒤에 찾아온 여유와 엄마를 챙겨주는 딸아이의 마음까지...
가끔 휴대폰이 없는 듯이 지내봐야겠어요.
오늘의 이 조용함과 여유가 생각날 것 같아요.
오늘도 마음을 잇는 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