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여행 중, 숙소 근처 전통시장에 갔어요.
그날 저녁은 시장에서 먹고 싶은 것을 사기로 했거든요.
딸아이는 꼬마김밥과 딸기 찹쌀떡을 샀고,
남편과 저는 오징어, 새우튀김과 팥죽을 샀어요.
머리가 하얀 한 할머니가 팔던 팥죽이었죠.
숙소로 돌아와 먹으려는데, 팥죽이 많이 차가웠어요.
날이 추워서 그런가 보다 하고 전자레인지에 돌려 다시 한 숟갈 떠먹었는데, 그제야 알았어요.
만들어 둔 지 아주 오래된 팥죽이었다는 것을요.
이미 다 쉬었더라고요.
시큼한 맛과 냄새에, 남편과는 한 숟갈만 먹고 모두 버렸습니다.
정말 기분이 상했어요.
팥죽 한 그릇 값보다 소중한 곳에서의 저녁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는 사실이 화가 났어요.
게다가 할머니가 "할머니가 팥을 갈아 정성스럽게 만들었어요."라고 말한 것도 화가 나더라고요.
그럼에도 남편과 저는 서로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내비치지 않았어요. 할머니에게 찾아가 환불을 요구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 일에 우리의 여행을, 소중한 시간을 쓰고 싶지 않았거든요.
다른 것들을 욕심껏 담았더니, 오히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배가 불렀어요.
과자를 먹으며 TV를 보는, 소소하지만 가장 행복한 저녁 시간이 되었네요.
오늘도 마음을 잇는 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