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의 나에게 건네는 늦은 인사

by 마잇 윤쌤

어제 한 통의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군에서 장교로 복무 중인 사촌 동생이 제 책을 사서 읽고 있다고 하더군요.


저에게는 애틋한 사촌 동생들이 많습니다. 어제 연락한 그 동생도 그중 한 명이지요.


스무 살의 저는 참 엉망이었습니다.

재수를 했지만, 대학 입시는 기대만큼 되지 않았고,

대학 생활도 그리 즐겁지 않았습니다.


연애가 망했던 것은 비밀입니다. ㅋㅋ


무엇을 좋아하는지,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어쩌면 저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조차 몰랐던 것 같습니다.


그때 대학교 근처에는 외삼촌 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학교가 끝나면 그곳으로 놀러 가곤 했습니다.


마음이 따뜻하고 넉넉한 외숙모는 맛있는 밥을 해두시고는 언제나 반겨주셨고, 어린 사촌 동생들은 저를 보면 달려와 안기며 좋아했습니다.


함께 밥을 먹고 웃으며 놀던 시간들이

그 시절의 저를 행복하게 해주었던 기억이었습니다.


어제 그 동생과 이런 대화를 나눴어요.



"그 시절 누나를 좋아해 주어,

큰 위로가 되었단다. 고마워."



"그때의 누나는 참 멋졌어.

지금 생각해 보면, 지금의 나보다도 어린 나이인데...

자랄 때 큰 누나와 형이 있어서 참 든든했던 것 같아."



이 말을 듣는데, 눈물이 났습니다.


저는 그 시절을 늘 초라하게만 기억하고 있었거든요. 불안하고 방황하던 스무 살의 나를 "멋졌다", "든든했다"라고 기억해 주는 사람이 있었다니요.


돌이켜보니,

스스로를 미워하던 시간 속에서도


누군가에게는 "든든한 누나"로 남아 있었다는 사실이 지금의 저에게는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이 글을 빌려,

그 시절의 저에게도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때의 너도 충분히 괜찮았어.

정말 잘 살아왔어."



그리고 저를 기억해 준 동생에게도 말해주고 싶어요.



"고마워, 그 시절의 나를 기억해 줘서..."








오늘도 마음을 잇는 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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