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열한 살이 된 딸아이.
어릴 때는 참 재우기가 힘들었던 아이였습니다.
등 센서가 어찌나 민감했는지,
딸아이가 깰까 봐 아기 띠를 한 채 소파에 기대어 자고, 카시트에서 잠든 아이를 안아 옮기다 깨울까 봐 카시트 째로 집으로 들어오던 밤들이 있었습니다.
그뿐인가요.
제가 화장실만 가도 온 세상이 떠나가라 엄마를 부르며 울어대는 통에,
남편은 우는 아이를 달래며 화장실 문 앞을 지키고 서 있어야 했지요.
잠시라도 혼자 있는 것을 무서워하던 딸아이...
저도 그 무서움을 이해하기에 혼자 두지 않았습니다. 학교를 입학하며 시터 선생님의 손을 빌려 생활한 것이 어느덧 5년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이번 겨울방학,
우리 세 식구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하루에 한두 시간 정도, 아이 혼자 집에서 시간을 보내보기로 한 것이죠.
처음에는 아이도 저도 어색하고 걱정이 한가득이었습니다. 불안한 마음에 남편과 제가 번갈아 전화를 걸어 통화를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한두 달이 지나고, 이제 아이는 한두 시간 정도는 너끈히 혼자 지내는 여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수업이 잡혀 예정에 없이 두 시간 남짓 아이가 혼자 있어야 하는 날이었습니다. 걱정되는 마음에 CCTV를 확인해 보니, 아이는 정말 여유로운 표정으로 소파에 반쯤 누워 과자를 먹고 있었어요.
딸아이는 이제 과자 봉지 버려라, 바르게 앉아라, 끊임없이 날아오는 엄마의 잔소리가 없는 시간이 얼마나 달콤한지 알아버린 모양입니다.
이제 조금 더 시간이 흐르면 아이는
"엄마, 오늘은 몇 시에 나가? 몇 시에 돌아와?"라고 물어보겠지요.
아이의 성장이 대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제 정말 엄마와 조금씩 멀어질 준비를 하는구나 싶어 마음 한구석이 시큰해집니다.
화장실 문 앞에서 나를 애타게 찾던 그 울음소리는,
사실 엄마가 세상의 전부였던 시절의 소리였다는 것이 마음 깊이 와닿는 하루입니다.
딸과 함께 크는 엄마의 이야기,
우리의 하루에도 다정한 순간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