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이야기와 학원 선생님의 조언을 듣고 온 날 밤, 저는 스스로와 약속했어요. 그리고 딸아이에게도 조심스레 선언했습니다.
"이제 엄마가 틀려도 화내지 않을게!"
딸아이의 반응은 '감격'이 아닌'의심'의 눈초리였어요.
엄마가 정말 말 틀려도 화내지 않는다고? 과연 며칠이나 갈까?라고 묻는 듯한 딸아이의 묘한 눈빛이 잊히지 않았어요.
그동안 아이에게 비친 제 모습이 어떠했는지가 거울처럼 비치는 것 같아 부끄럽기도 했어요.
약속을 지키기 위한 일주일이 시작되었습니다. 딸아이의 문제집을 채점하고 숙제를 점검하며, 전 같으면 이미 속사포 같은 잔소리를 했을 수차례의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차오르는 말을 삼켰습니다. 아이와의 약속이기 이전에, 자신과의 약속이었으니까요.
그렇게 일주일이 흘렀습니다.
아이를 혼내지 않았다고 해서 아이의 공부에 큰일이 생기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집안의 공기는 조금 더 유연해졌고, 아이는 신바람이 났어요. 제 마음의 조급함이 꺾인 것은 덤 같았습니다.
일주일 뒤, 거실에서 딸아이가 과일을 먹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솔직히 엄마 안 믿었거든? 진짜 바뀔 줄 몰랐어.
엄마가 정말 안 혼내더라고."
아이의 한마디에 남편도 저도 깜짝 놀랐어요. 아예 안 믿었다는 고백에 웃음이 나기도 했지만, 엄마의 변화한 모습을 인정해 준 것 같아서 마음이 울컥하더군요.
밖에서 15년 차 놀이치료사로 일하며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지만, 집에서는 그저 평범한 엄마일 뿐인 제 노력을 아이가 알아준 이 순간을 저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전문가라는 타이틀보다,
딸아이에게 우리 엄마는 나를 위해 정말 노력하고 있다는 믿음을 얻은 것이 더 값진 스펙을 갖춘 기분입니다.
딸과 함께 크는 엄마의 이야기,
우리의 하루에도 다정한 순간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