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되면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를 뵈러 갑니다.
딸아이와 남편과 함께요.
외가에 도착하면 늘 그렇듯 따뜻한 공기와 맛있는 음식 냄새가 먼저 맞이해 줍니다.
"어서 와라~"
짧은 인사에 반가움이 가득합니다.
외할머니는 손녀에게는 세뱃돈을 꺼내주시고,
저에게는 이것도 먹어보라며 음식을 꺼내오십니다.
친정에 온 것 같은 한 상을 차려주십니다.
가져가서 먹으라며 보기보다 무거운 짐도 챙겨주십니다.
그 시간은 참 애틋합니다.
웃음도 있고, 딸아이를 보며 두 분은 "많이 컸네" 하며 신기해하십니다.
어느덧 돌아갈 시간이 가까워지면 공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신발을 신고, 겉옷을 입고,
챙겨주신 것들을 들고, "이제 가볼게요." 인사를 하면 외할머니의 눈가가 촉촉해집니다.
이번에는 저를 꼭 안아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너도 니 딸 예쁘지...
할머니도 그래...
니 엄마가 보고 싶다... "
떨리는 음성에 저는 숨이 멎은 듯했어요.
외할머니의 눈물을 볼 때마다 제 슬픔의 크기가 한없이 작아졌습니다.
저는 엄마를 잃은 딸이지만, 외할머니는 자식을 먼저 보낸 엄마니까요. 그 앞에서 저의 슬픔은 슬픔이라 이름 붙이기도 미안해집니다.
자식이 앞서가는 것이 왜 불효인지 엄마가 돌아가시고서야 더 실감이 납니다.
살아있는 게 죄스럽다고 했던 외할아버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
몽글몽글한 딸아이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저는 누군가의 딸이고, 누군가의 엄마입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오늘도 엄마를 그리워합니다.
딸과 함께 크는 엄마의 이야기,
우리의 하루에도 다정한 순간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