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되면 새로운 학년, 학기가 시작됩니다.
설렘보다는 긴장감이 더 큰 딸아이는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교실 문턱을 넘어, 친구들과의 관계 앞에서 머뭇거리는 아이의 뒷모습을 생각하면, 엄마인 제 마음도 파도처럼 일렁입니다.
치료실에서 수많은 아이들을 만나며
"괜찮아, 시간이 필요하면 기다려줄게"라고 말해주던 저였지만,
정작 제 아이의 '머뭇거림' 앞에서는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합니다.
언젠가 치료실에서 아이들의 새 학년, 새 학기 적응을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부모님을 만난 적이 있었어요. 다들 그렇게 산다면서요. 그때 저는 이렇게 물었어요.
"매해, 아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는 부서로 발령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어떠실까요?"
그제야 부모님은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에게 새 학년, 새 학기는 그만큼 거대한 스트레스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정작 딸아이에게는 "다들 그래~"라며 무신경하게 대답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사실은 너뿐만 아니라 모두가 어려운 새 학년, 새 학기니까 조금 더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는데 말이죠.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아이의 고민은 눈치가 없는 게 아니라, 상대를 조심스럽게 살펴보고 있는 '배려'이고,
아무에게나 마음을 열지 않는 '단단함'일지 모릅니다.
엄마는 아이와 학교에 함께 갈 수는 없지만,
학교 끝나고 돌아왔을 때 편히 쉴 수 있는 '오렌지나무'가 되어주는 것은 할 수 있습니다.
"학교 잘 다녀왔어? 오늘은 어땠어?"라는 질문에 가끔은 심드렁한 "뭐 별거 없었어"라는 대답이 돌아오더라도 괜찮습니다.
딸아이가 자신만의 속도로, 천천히 마음의 온도가 맞는 친구를 찾아가기를, 마음 다해 응원합니다. 엄마는 이곳에서 가장 편안하고 튼튼한 그늘을 만들고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딸과 함께 크는 엄마의 이야기,
우리의 하루에도 다정한 순간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