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을 준비하던 아침,
달력에 눈길이 갔습니다. 생리 예정일이 지났는데 소식이 없었어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점심시간에 약국에 들러 임신 테스트기를 샀습니다.
두 줄이었어요.
저는 곧바로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누구보다 먼저 소식을 전해주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그는 자고 있었어요.
"자고 있어요. 이따 전화할게요."
아주 졸려운 남편의 목소리에 저는 웃음이 났어요. 그 일은 우리 사이에 평생 놀림거리가 되었습니다.
우리 인생이 뒤집히던 순간에,
그는 자고 있었다는 사실이요.
임신 기간은 생각보다 고요했어요.
입덧도 트러블도 거의 없었습니다. 중후반이 되어가며 허리가 아팠고, 새벽녘에는 다리에 쥐가 났지만, 그 정도였어요.
하지만 출산이 가까워질수록 두려운 마음이 커졌습니다.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기에 상상할 수 없는 통증. 산후조리라는 낯선 시간. 그리고 '아이와 함께 하는 엄마의 삶'이라는 책임감.
그 시절은 자연분만과 모유 수유를 강하게 권하던 때였어요. 예정일이 다가오고 가진통이 시작되었지만, 진행은 더뎠어요.
그리고 예정일 열흘 전, 갑자기 양수가 터졌습니다.
남편과 함께 119 구급차를 타고 분만실로 향했습니다. 병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 그로부터 16시간을 진통했습니다. 하룻밤을 하얗게 지새운 끝에 다음날 새벽 6시 반, 수술로 아이를 만났습니다.
가족분만실이라 친정 엄마도, 아빠도 곁에 있었어요. 그런데도 참 이상하게 남편의
손길이 가장 편했습니다.
그의 손을 잡고 있을 때가
제일 덜 무섭고 겁이 나지 않았어요.
그 이후에야 알았습니다.
이제 우리는 연인이 아니라,
같은 배에 오른 사람이 되었다는 것을요.
우리가 보고 있던 바다는 조금 달랐지만,
우리는 결국 함께 바다를 건너왔습니다.
다름을 넘어 서로의 집이 된 우리,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