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걸프전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때 저는 전쟁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나이였습니다.
다만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이 하나 있어요.
텔레비전 방송 시간이 늦어졌다는 것입니다.
4시 반쯤 시작하던 만화 시간이
어느 날부터 6시로 바뀌었습니다.
어린 저는 그 이유를 잘 몰랐습니다.
그저 깜깜해져야 텔레비전이 나오는 것이 조금 불편했어요.
뉴스에서는 세상 어딘가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어린 저에게 전쟁은 머나먼 이야기 같았어요.
보고 싶었던 만화를 볼 수 없어서 아쉬울 뿐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저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몇 년 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 전쟁이 시작되었고, 요즘도 뉴스에서는 전쟁 이야기가 계속 흘러나옵니다.
그럴 때마다
문득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텔레비전 방송 시간이 줄어들어 불편하다고 생각하던 저는 이제 다른 생각을 합니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평소처럼 출근을 하고,
저녁이 되면 가족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오는 것.
따뜻한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 나누는 것.
아무 일 없이 하루를 보내는 것.
이런 평범한 하루하루가 아주 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이 늘 평화로운 것은 아니기에
그래서 아무 일 없는 하루에 조금 더 감사하려 합니다.
오늘도 마음을 잇는 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