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easonAbility Feb 11. 2019

30대의 나이

인생을 살아 간다는 것.

2019. 2. 11.
이제 21개월이 되는 조카는 잘 웃고 울지 않는 순둥이였는데, 설에 본 조카는 완전 떼쟁이가 되어있었다.
걸핏하면 꽥 소리지르고, 제 뜻대로 안되면 금세 눈물을 뚝뚝 흘렸다.
올케에게 물어보니 그 월령대가 원래 그런거란다.


그도 그럴것이 날마다 호기심은 곱절로 늘어나는데, 마음대로 할 수 있는게 없으니 답답하기도 할 것이다. 게다가 '위험해서, 추워서' 안되는거라고 부모가 아무리 타일러봤자 그 나이엔 납득도 안될터.

그렇게 생각하니 조카가 갑자기 짠해졌다. 앞으로 한글도 깨쳐야하고, 학교도 가야하고, 시험도 봐야하고...앞으로 해야할 'have to'가 셀 수도 없는데.


전에는 그냥 잠만 잘자고 밥만 잘먹어도 되는 조카 생활을 부러워했지만 차라리 내가 낫다 싶었다.

엄마와 통화를 하며 이 얘기를 했더니 엄마는, "얘는~앞으로 힘든것도 있지만 살면서 즐겁고 행복한 일도 많지 않니?"라고 했다.
환갑을 지난 엄마에겐 이제 인생의 아름다움을 느낄 여유가 있는 것이다.

이순(耳順)이란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다 싶었다.


이제 막 씨앗에서 움트는 조카의 나이와 엄마의 나이를 합쳐 반으로 나누면 30대의 내 나이.

엄마에겐 무르익은 원숙미가, 조카에겐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이 있다면 30대의 나에겐 뭐가 있을까.
월요일 아침 커피의 쓴맛을 달게 느끼는 미각인가.




#변호사일상 #브런치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