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을 이해하는 과정
나는, 아니 인간은 근본적으로 모순 덩어리이다. 그리고 그 모순을 인정하고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인간은 한 단계씩 성장한다.
나는 중학교 때 전교 1등을 놓친 적 없는 모범생이었고 영재고와 카이스트까지 진학한 우등생이었지만, 고등학교 때 몰래 탈출해서 학적 경고와 도서관 봉사 징계를 받았던 문제아이기도 했다.
나는 간과 위장 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술을 줄이라 말하는 소화기내과 의사이지만, 남보다 술을 더 많이 마시고 즐기는 애주가 이기도 하다.
나는 돈보다 의미가 중요하다 말하지만, 돈을 펑펑 쓰고 다니는 화려한 삶을 살고 싶기도 하다.
세상에 완벽한 인간은 없다. 흑백으로 나눌 수 없는 회색 지대의 세상에는, 다양한 모순들이 존재한다. 대부분은 그 모순과 욕망이 부끄러워 감추거나 모른 척 하기 마련이다.
나는 모순 덩어리 인간들을 사랑한다. 모순이 존재하기에 인간적이고, 또 그렇기에 인간이 흥미롭고 신기한 것이다.
나 또한 모순 덩어리의 부족한 인간이다. 이를 끊임없이 탐구하고, 솔직하게 인정하며, 좋은 쪽으로 발전시키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인간은 성장하고 성숙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나의 삶에 있어 끝나지 않을 그 노력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