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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와 우리 기술 스타트업들의 만남 주선 이야기

인도네시아로 오세요!

by 두어

오늘(일) 오전 10시, 인도네시아 중기부 마만 압두라만(Maman Abdurrahman) 장관께서 팁스 창업기업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인도네시아로 오십시오. 우리가 함께 하겠습니다. 대표님께서는 지금 바로 그 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으신 겁니다. 반드시 돕겠습니다.”


이번 만남은 오는 10월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주요 장관급 인사들이 방한해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성사된 자리였다. 그 일정 중 하루, 장관께서 특별히 팁스타운을 방문해 한국 기술창업기업들을 직접 만나고 싶다고 요청하신 것이다. 비록 그 날이 일요일 아침이었지만, 나는 생각했다. ‘좋은 기회 앞에서 주말이 무슨 상관일까.’


그래서 곧바로 팁스 창업기업 대표자 모임에 메시지를 올렸더니, 불과 몇 분 만에 수십억~수백억 원대 투자를 이끌어낸 대표들이 앞다투어 참석 의사를 보내왔다. 애초에는 정책 설명만으로 마무리하려던 일정이, 이렇게 즉석에서 공식 간담회로 발전한 것이다.


나는 대표님들께 단 하나만 당부드렸다.


“인도네시아 시장을 철저히 조사하시고, 구체적인 제안과 요구를 담아 오십시오. 저도 끝까지 돕겠습니다.”


인니 측은 주말의 여유 시간을 경유하여 팁스 정책 개요를 청취하고 운영 전반 세부 정보를 얻어 가시려는 목적이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그렇게 추상적으로 우리 정책만 알리는 것보다, 정책 성과의 실체. 즉, 우리 기업들을 보여 드리고, 기업들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해 가진 의지를 피력하도록 중간자 역할을 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의례적인 IR 발표 자리도 따로 준비하지 않았다. 오로지 자사의 강점을 피력하고, 인니 시장에 팔고 싶은 것, 요구하고 싶은 것만을 엣지있게 발언하기로 뜻을 모았다. 박람회 등 일반적인 상황에서 기업들이 앞뒤 없이 그런 요구를 하게 되면 신뢰 없는 메아리가 될 수 있겠지만, 이 자리는 중기부도 함께 해주시고, 나아가 팁스라는 정책에 대한 소개도 충분히 진행한 터이며, 참석 대표들은 그 브랜드의 자랑스러운 포트폴리오라는 것까지 모두 전달(브랜딩)된 상황이니, 굵고 담백하게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면 된다고 봤다.


결과적으로 모든 대표님들이 꽤 구체적으로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한 생각과 자사의 제안 방향을 준비해오셨다. 그 중 한국정밀소재산업의 윤형수 대표는 본인과 인도네시아와의 개인적 인연을 소개하며, 나아가 본인이 자카르타에서 학교를 졸업했지만, 사업을 진행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무지를 깨닫고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매년 두배수 성장 중인 본인 회사가 다음으로 나아갈 주요 후보지 중 하나는 인도네시아라고 생각하고, 이미 다수 인도네시아 직원들과 일을 하고 있으나, 인도네시아 내 어떤 지역에 어떻게 공장을 설립하고 사업을 추진하면 가장 좋을지 모르니 장관님의 혜안을 부탁한다고 요구한 것이다.


"인도네시아로 오세요. 우리가 도와 드릴게요. 지금 대표님은 정확하게 그 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은 겁니다. 꼭 돕겠습니다."


오늘의 자리는 단순한 정책 설명회가 아니라, 팁스라는 정책이 낳은 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얼마나 강력한 파트너십을 만들 수 있는지 보여준 살아 있는 증거였다. 나는 다시 한 번 이곳 팁스타운에서 함께해 온 시간과 경험의 가치가 얼마나 큰지 실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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