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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 엘리 Aug 07. 2019

직접 만든 생과일 아이스크림의 달콤함이란

수박, 키위, 파인애플로 3색 3미 팝시클 만들기

여름의 상징. 수박 한 통을 샀다.

아이는 자신의 몸집만 한 커다란 수박을 보자마자 신이 나서 방방 뛴다. 


지금, 지금, 어서, 어서!


어서 잘라달라고 아빠의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늘어진다. 쩍, 하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수박이 갈라졌다. 우와~ 아이는 탄성을 지른다. 그리고는 곧바로 자신의 입을 가져가서는 수박껍질을 와그작, 하고 깨물어버렸다. 


속이 새빨갛게 잘 익은 수박은 씨도 별로 없는 것이 꿀을 넣은 듯 머리가 띵할 정도로 달콤했다. 한 입 크게 베어 물을 때마다 입안 가득 메운 달달하고 시원한 과즙이 기분까지 즐겁게 했다. 



커다란 수박 한 통. 뭘 만들면 좋을까? -  매일매일 블럭으로 색깔별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것을 즐기는 채유.



수박의 1/3 가량 먹었을 때쯤, 이 커다란 수박으로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한 아빠가 채유에게 솔깃한 제안을 하나 한다.


수박으로 아이스크림 만들까?



평소에 블록으로 빨간색은 딸기, 주황색은 오렌지, 노란색은 바나나, 초록색은 키위, 파란색은 블루베리 등 색깔과 과일을 매치해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채유였다. 뭐 만들어? 하고 물을 때마다 항상 아이스크림! 을 외치는 채유의 취향을 저격한 것이다.



좋아! 좋아!



아이는 블록으로만 만들던 과일 아이스크림을 직접 만들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척이나 들떴다. 마침 아빠가 채유랑 함께 하면 좋을 것 같아 미리 준비한 팝시클 틀도 있어서 우리는 수박을 갈아 바로 실행에 옮겼다. 수박을 갈아 5시간 정도 냉장고에 얼리니 빨간색 수박 아이스크림이 만들어졌다. 자신이 직접 갈고 얼려서 만든 아이스크림을 아이는 신기해하며 맛있게 먹었다.




수박, 키위, 파인애플, 과일로도 먹고 주스로도 마시고 아이스크림으로도 만들었다.



우리는 내친김에 3가지 색상, 3가지 다른 맛을 내는 3색 3미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초록색 키위, 노란색 파인애플을 사 왔다. 그리고는 차례로 갈기 시작했다. 윙~ 윙~


3가지 색을 층층이 내기 위해서는 과일마다 얼리는 시간이 필요했다. 과일은 과일대로 먹고 갈아서 주스도 마시고 나머지는 아이스크림 틀에 부어서 아이스크림도 만들었다. 하루에 여러 과일을 다 먹을 수 없기에 3가지 과일을 준비하는 이 과정에 꼬박 3일이 걸렸다. 




아이와 함께 만드는 과일 아이스크림, 아이는 진지하게 임했다




아이는 어린이집 갔다 와서도 "아이스크림은?" 

자고 일어나서도 "아이스크림은?"

놀이터에서 놀다 들어와서도 "아이스크림은?"

하고 물어보며 냉장고 앞을 서성거렸다. 


자신이 만든 과일 아이스크림이 잘 만들어지고 있는지 무척 궁금한 눈치였다. 그때마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완성된다고 설명하며 아이에게 아이스크림을 꺼내서 눈으로 확인시켜줬다. 그제야 아이는 안심하고 다른 놀이를 하러 냉장고 곁을 떠날 수 있었다. 



보기에도 예쁘고 맛도 달콤한 3색 3미 홈메이드 과일 아이스크림 완성.




그렇게 3일이 지난 후,

드디어 수박, 키위, 파인애플을 얼린 3색 3미 과일 아이스크림이 완성됐다.


아이는 아이스크림을 꺼내 들고 한 층, 한 층 어떤 맛인지 설명하면서 자신이 만든 아이스크림을 신기한 듯 관찰한다. 다른 첨가물 없이 과일만 그대로 갈아 넣은 것이라 당도는 시중 아이스크림보다는 덜하지만 자신이 직접 참여한 결과물이라 그런지 아이는 그 어떤 아이스크림보다 맛있게 먹었다.


여전히 블록으로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아이는 이제 빨간색을 딸기 아이스크림이라고 하지 않고 수박 아이스크림이라고 하며 엄마에게 건넨다. 

저번에, 엄마랑 아빠랑 아이스크림을 만들었잖아~, 하면서 인형들에게 자신의 경험담도 들려준다. 그러면서 과일가게를 지나갈 때마다 이렇게 얘기한다.


엄마, 우리 아이스크림 또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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