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를 선택한 결정적 이유

by 라프

매주 일요일 시골에 짝꿍과 나를 데려다주는 차 카니발의 5단 기어가 고장 나서 고속도로에서 5단 기어를 사용하려면 고무줄로 된 간이 빨랫줄로 기어를 고정시켜 가면서 탄지 1년이 넘었다. 결국 안전을 위해 차를 변경하기로 했다.


경차를 선택하려고 했더니 장거리에 시골길을 가기가 어렵고 무엇보다 4명이 타고 장거리를 가기에 무리라는 분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가성비가 좋고 넓은 아반떼 휘발유차를 사기로 했다.


계약서를 작성한 후에 계약금까지 보내고 몇 주 뒤에 김어준 씨가 하는 다스뵈이다에서 요즘 일어나고 있는 '최장 기간 장마, 최대 강수량' 등의 자연현상이 일어나는 이유와 기후위기라는 주제의 영상을 보게 되었다. 방송의 게스트로 출연한 경희 사이버대 특임교수인 조천호 교수가 '왜 지금 지구의 기후 변화가 심각한가'에 대해 아주 쉽게 설명해 주었다.


다음 내용은 다스뵈이다에서 조천호 교수가 한 얘기를 거의 그대로 옮긴 것이다.


딴지방송국 다스뵈이다 8월 21일자 방송 캡처

위쪽 그림이 기후가 변화되고 있는 모습을 나타내고 아래쪽의 그림은 뭉크가 100여 년 전 자연의 절규를 듣고 그렸다는 그림이다.


150년 간 지구의 평균 기온이 변화되는 모습이다. 세로줄이 한 해 평균 기온인데 평년보다 기온이 낮은 게 파란색이고 평년보다 높은 게 빨간색이다. 최근에 급격하게 온도 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다.


#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가?

1만 년 전에는 지구 상에 4백만 명이 살았는데 지금은 77억 명이 살고 매년 1억 명 가까이 늘어나고 있다. 1만 년 전 구석기시대에는 개인이 하루에 사용하는 에너지가 300와트-60촉짜리 전구 5개 정도- 정도였는데 오늘날 자본주의 시대에는 개인이 쓰는 에너지가 8천 와트로 25배나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다. 77억 * 25배의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거다.


지금 투자가라고 한다면 이윤을 남겨서 이윤을 가지고 먹고살아야 하는데 지금은 원금을 까먹고 있는 상황이다. 지구라는 원금을 까먹고 있다가 언젠가 파산하게 되는 것이다.


위기의 본질은 인간이 만든 세상은 너무나 크고 이 지구는 작다는 것이다.


생물 실험 시간에 유리 접시에 영양분을 깔아 놓고 미생물을 한 마리 빠뜨린다. 한 마리가 두 마리, 네 마리, 8마리 그리고 16마리 계속 증식하는 것을 기하급수적으로 증식한다고 말한다. 미생물이 유리 접시의 절반을 차지하기까지는 시간이 제법 걸린다. 그런데 절반을 채운 뒤에 한 번 더 증식을 하고 나면 남은 영양분을 쫙 빨아먹고 멸종해 버린다.


지금 인류가 이런 상황까지 왔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 성장률이 3%씩 성장하고 있다. 25년이면 두 배가 된다. 그런데 그 2배가 인간의 두뇌와 근육의 힘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 에너지와 물 등을 두 배 이상 갖다 써야 되고 온실가스, 미세먼지, 온갖 쓰레기 등을 두 배 이상 갖다 버려야만 그런 성장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구는 이미 그런 성장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른 것이다. 이 사실에서 기후 위기가 등장하게 된다.


# 도대체 이 위기가 어떻게 일어나느냐?

딴지방송국 다스뵈이다 8월 21일자 방송 캡처

맨 위의 그림을 보면 42만 년 전부터 현재까지의 기온을 표현했다. 10만 년 동안 온도가 떨어졌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1만 년 동안 다시 온도가 올라간다. 10만 년 동안 간빙기로 떨어졌다가 1만 년간 올라가기를 규칙적으로 반복한다. 이것은 스스로 일어나는 변화이다. 온도가 높을 때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았다가 빙하기에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같이 떨어진다. 기온과 이산화탄소 농도가 함께 잘 움직였다.


그런데 최근 빙하기인 2만 년 전에 빙하가 팽창했을 때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0.02%였다. 그런데 1만 년인 간빙기 동안 0.03%가 되었다. 이것은 자연에서 이산화탄소를 가장 빨리 상승시킨 속도이다. 자연에서 1만 년간 올렸던 것을 사람들은 100년 만에 0.01%를 상승시켜 버린 것이다. 인간이 그만큼 어마어마한 일을 지구에 저지른 것이다. 자연보다 100배나 빠른 속도를 인간이 일으킨 것이다.


기온 역시 자연은 1만 년간 4도가 변했다. 즉 2,500년 동안 1도를 변화시켰는데 사람들은 100년간 1도를 올려 버렸다. 사람들이 변화를 일으키는 속도가 자연보다 25배나 빨라진 것이다.


# 변화가 아니라 속도가 문제다

생태계가 사람의 속도를 쫒아 오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약한 생태계부터 하나씩, 젠가 게임에서 하나씩 뽑아내듯이 고산 식물이나 양서류 등과 같은 약한 동식물부터 하나씩 멸종되고 있다. 언젠가는 그중 약한 한 개가 뽑히는 순간 전체가 우르르 무너져 내릴 것이다. 그러면 생태계가 붕괴되는 순간이 오고 만다.


지난 5억 4천만 년 동안 5번의 대 멸종이 있었다. 멸종에는 원칙이 있었다. 먹이사슬의 가장 꼭대기에 앉아 있던 종-거대한 공룡처럼-은 단 한 마리도 살아남지 않았다.

앞으로 멸종이 일어난다면 인류가 멸종될 것이다. 현재 인간이 먹이 사슬의 맨 꼭대기에 있으니 이 시스템이 무너지면 인간은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


최근 100년 동안 1도가 상승했다. 하지만 우리는 기후 위기 때문에 매일 고통스럽지는 않다. 폭염이나 긴 장마가 오면 불편한 정도의 수준이다. 평균 기온은 우리 체온과 마찬가지로 보면 되는데 체온이 정상보다 1도 정도 높게 되면 '무언가 이상이 있고, 병에 걸린 것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러다가 0.5도나 1도가 더 오르게 되면 앓아눕게 되고 약도 먹어야 하는 상황이 온다.


1.5도가 되면 그때부터는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나타나는 상황이 되고 거기에 0.5도가 더해져 2도 이상이 되면 스프링을 당겼을 때 제자리로 안 돌아오는 것과 같이 지구의 탄성력을 잃어버리는 상태가 되어 버린다. 즉 회복력을 잃어버리는 기후 상태에 이르는 것이다.


지금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유지하게 되면 이번 세기 안에 3도 정도 올라가게 된다. 3도가 오르면 죽음을 앞둔 온도가 된다.


# 되돌릴 수 없는 상태란?

1919년에 전 세계적으로 스페인 독감이 유행했다. 당시에 5천만 명 정도가 사망했다. 그때 두 도시 필라델피아와 세인트 루이스을 보면 9월 18일에 필라델피아에서 스페인 독감이 시작됐다. 그런데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전혀 하지 않아서 사망자가 급증했다. 반면에 세인트 루이즈는 10월 5일에 첫 환자가 발생했고 이틀 후인 10월 7일부터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작해 사망자가 많이 늘지 않고 스페인 독감이 지나갔다.

딴지방송국 다스뵈이다 8월 21일자 방송 캡처

이 그림이 의미하는 바가 굉장히 중요한데 의료 체계의 역량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모든 병을 없앨 수는 없지만 통제 가능한가와 회복력이 있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세인트 루이스는 의료 체계 안에서 가능했고, 필라델피아는 환자 수보다 병상수가 적어 사회적 붕괴가 일어난 것이다. 이러한 붕괴가 일어나면 민주적 합의가 불가능하다.


만약 내 가족이 코로나 19에 걸렸는데 옆에 있는 사람의 가족도 코로나 19에 걸렸다. 병상이 하나밖에 없는 곳에서 두 가족이 만난다면 그런 상황에서 민주적 합의는 무너지고 만다.


딴지방송국 다스뵈이다 8월 21일자 방송 캡처

1850년부터 지구 평균 기온이 변화되는 것이 관측됐다. 오른쪽에 RCP8.5라고 적혀 있고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앞으로 2100년까지 2도 이내로 낮출 경우 회복력이 있고 대응이 가능한 상태를 보여준다. 그런데 2도가 넘어가면 지구의 조절 시스템이 붕괴된다. 단순하게 폭염 날짜가 많아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관련한 모든 제반 사항이 무너지게 된다.


예를 들면, 아주 쉽게 말해서 마트에 갔는데 먹을 걸 안 파는 상황이 오는 거다. 곡물이 없으면 고기도 당연히 없다.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온 모든 위기들, 금융 위기, 코로나 19, 미세 먼지 등은 언젠가 끝나는 회복이 되는 위기이다. 하지만 기후 위기는 한 번 눈앞에 벌어지게 되면 회복이라는 것이 없다. 역량을 넘어서면 계속 올라가는 것밖에 없다. 왜냐하면 온실가스는 한번 배출이 된 다음에 수백 년간 누적이 된다. 그리고 이전으로 돌아가는 상황이란 없다.


비가 내린 곳은 더욱 많은 비가 오고, 가뭄이 드는 곳은 더 큰 가뭄이 들어 극단적인 날씨가 많아진다. 상반된 현상이 계속 강력하고 반복적으로 나타나므로 생태계의 붕괴가 일어나는 것이다. 폭우가 두 달간 왔다가 폭염이 두 달 오는 식으로 반복될 수 있는 극단적인 날씨가 반복되어 작물이 살아남기 힘든 환경이 된다.


궁극적으로 먹을 것이 부족해지고 마트에 갔을 때 먹을 게 없는 상태가 됐는데, 그것이 회복이 안 되는 상황이 오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상황이 오기 전에 우리가 막아야 한다. 현 추세대로 간다고 하면 2060년 경에 2도를 돌파하게 될 것이다. 40년이 남았으니까 기술 개발도 하면 되지 않냐고 말할 수 있지만, 사실 40년이 남은 시간이 아니다.

정오에 햇빛이 가장 센데 햇빛이 땅바닥을 데운 뒤에 공기를 데우기 때문에 오후 3시쯤 되어야 온도가 가장 높아진다. 이처럼 온실 가스가 기후로 드러나기까지 전 세계의 바다 표면이 따뜻해져야 하므로 몇십 년이 걸릴 것이다.


이미 호주에서 가뭄이 오랜 기간 계속되었는데 이는 지금의 온실가스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게 아니라 우리가 1980~90년대에 배출한 온실가스 때문에 그런 일들이 일어난 것이다.


지금이 바로 당장 대응해야 하는 시간이다. 1.5도만 돼도 굉장히 괴로운 세상이 될텐데 1.5도가 되기까지 지금부터 7~8년밖에 남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당장 시작해 막아야 한다. 그림에서처럼 지금까지 인류가 겪은 모든 위기는 다 끝이 있었지만 기후 위기만은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한 가장 위험한 위기인것이다.


# (김어준 묻다) 4도 정도 변하면 어떻게 되나요?

4도 정도면 빨리 멸절하고 끝내는 게 나을 것. 사람이 먹을 게 부족한 상황에서 사회 시스템이 돌아갈까? 그런 상황이 오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

딴지방송국 다스뵈이다 8월 21일자 방송 캡처

기후 변화 그림인데 현재로부터 미래까지 4가지 길이 있다. 우리의 선택에 따라 미래의 기온이 결정될 것이다. 사람들이 어떤 세상을 만드느냐에 따라 미래의 기후가 정해진다. 맨 위가 2도 이내이고 맨 아래가 온실가스를 가장많이 배출한 상태다. 얼마 전까지 맨 아래의 상태가 되어야 붕괴가 일어날 것이라고 했지만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2도만 넘으면 붕괴가 일어날 거라고 말하게 되었다. 이런 세상을 바꾸지 못하면 문명의 붕괴 속에 들어가게 될것이다.


마크 트윈이 위험이 일어나는 사실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런 위험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믿음 때문에 그런 위험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어요. 기후 위기에도 '별일 있겠어?' 하고 믿는 거죠. 그 믿음으로 아무것도 안 하죠. 믿음으로 버티면 진짜 큰일 나요.

이 짧은 영상을 보고 다음 날, 짝꿍이 '전기차가 새로 나왔는데 말이야.' 하고 운을 뗐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전기차로 바꾸기로 했다. 회복 불가능한 지구를 만들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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