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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넥스트 커리어 코치 Sep 30. 2020

나훈아 언택트 콘서트를 보다

나의 인생과 함께...

연휴 시작되기 전날 엄마 집에 도착해 바로 곯아떨어지고 연휴가 시작하는 아침이 밝았다. 시차가 다른 곳에서 살고 있는 동생들의 새벽 카톡 알람 소리에 엄마와 나는 둘 다 잠에서 깨 버렸고, 이른 새벽부터 긴 연휴 첫날이 시작됐다.



내일 새벽에 지낼 차례상 쇼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엄마가 계속 '나훈아 콘서트 8시 반에 한다니까 얼른 틀어봐라. 엠비시에서 할걸? 이번에 재방송도 안 하다니까 꼭 봐야 해.'라고 신신당부를 하신다. 엄마 말대로 티브이 채널을 엠비시에 고정해 놓고 최근에 시작한 예능을 보는데, 8시 반이 지나도 나훈아 콘서트는 시작할 기미가 안 보인다.


30여분 정도 흘렀을까? 엄마가 빨리 채널을 다시 돌려보라며 재촉을 해 리모컨을 들었더니 이게 웬일… 엠비시가 아니라 KBS에서 나훈아 콘서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때부터 채널 고정. 장 보느라 저녁을 못 먹은 엄마와 나는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으며 나훈아 콘서트를 시청했다.

아니.. 나훈아 콘서트를 보는데 나 왜 이리 코끝이 찡한 거지. 가사 왜 이리 가슴에 콕콕 와서 박히는 거지. 그래서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나훈아 콘서트 가 본 적 있어?"


엄마는 (얘가 뭘 모르네 하는 표정으로) 웃으며 내게 말했다.


"나훈아 콘서트 5분도 안돼서 매진이야. 콘서트 기획사 사장 어머니도 못 구해주는 티켓이야. 그러니까 이렇게 방송으로 해줄 때 잘 봐야 해."


아아아.. 그렇구나. 그랬구나.. 나훈아의 존재란 그런 것이구나. 참으로 몰랐다. 근데 오늘따라 가수 나훈아의 목소리와 목소리로 전달되는 가사 하나하나가 어찌나 와 닿던지..

중간에 티브이 화면을 핸드폰 카메라로 찍어서 SNS에 올렸더니 지인이 댓글을 달아주었다.


"거의 대부분 본인이 작사 작곡"


오잉??? 원조 싱어송라이터였잖아??? 그거야 말로 정말로 몰랐다. 나훈아라는 가수의 인생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그렇게 가슴을 파고들었나 보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나훈아 씨가 만든 노래 가사에 공감할 수 있는 만큼 인생을 살았나 보다 싶기도 했다.


아마도 오랜 시간 몸과 마음에 남아 있을 그런 콘서트였다. 나훈아의 언택트 콘서트. 이미 거짓되고 과장된 언론 보도로 공인으로서 사는 인생의 무게를 체감하고 있는 가수 나훈아. 그에게 주어질뻔한 훈장을 거절한 이유를 '그걸 받아서 무게를 더하고 싶지 않았어요.'라고 했다.  

그의 자유로운 인생을 격렬히 응원해주고 싶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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